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애니멀피플 생태와진화

왜 더운 바다엔 참치가 찬 바다엔 대구가 ‘갑’일까

등록 2018-01-01 08:59수정 2018-01-01 10:28

[애니멀피플] 조홍섭의 생태 뉴스룸
식물플랑크톤 통한 에너지 공급이 좌우
더운 바다는 표층에 생산성 집중
찬 바다는 계절적 이유로 저층까지
대표적인 바다 표면 포식 어종인 참다랑어. 에너지가 모이는 바다 표층에서 먹이활동을 하도록 최적화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대표적인 바다 표면 포식 어종인 참다랑어. 에너지가 모이는 바다 표층에서 먹이활동을 하도록 최적화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북극에 참치 없고 적도엔 대구 없어

열대나 아열대의 따뜻한 바다에서 최상위 포식자는 다랑어, 돛새치, 청새치 등 바다 표면을 빠르게 헤엄치는 물고기이다. 온대와 한대의 찬 바다에선 해저에서 살며 느리게 자라고 동작이 굼뜬 대구나 넙치 등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실제로 어획량 자료를 보면 포식 어종이 위도에 따라 저위도엔 표층 어종, 고위도엔 저층 어종으로 뚜렷이 갈린다. 그 이유는 뭘까.

1970∼2014년 사이 대형 저층 어류(붉은색) 대비 대형 표층 어류(연노란색) 어획량 비율. 반덴데렌 외(2018) ‘생태와 진화’.
1970∼2014년 사이 대형 저층 어류(붉은색) 대비 대형 표층 어류(연노란색) 어획량 비율. 반덴데렌 외(2018) ‘생태와 진화’.
덴마크와 오스트레일리아의 해양학자들은 모델 연구를 통해 에너지가 어디로 흘러드는지에서 해답을 찾았다. 바다에서 생산성의 근원은 햇빛 에너지를 받아 광합성을 하는 식물플랑크톤인데, 바다 표층에서 주로 번식한다. 이를 먹고 작은 물고기도 많다. 다랑어나 새치 등은 날렵한 몸매와 높은 근육 단백질, 넓은 아가미 표면적, 온혈 등으로 무장해 이들을 사냥한다.

위도별로 대형 표층 어류와 저서 어류가 분포하는 개념도. 반덴데렌 외(2018) ‘생태와 진화’.
위도별로 대형 표층 어류와 저서 어류가 분포하는 개념도. 반덴데렌 외(2018) ‘생태와 진화’.
찬 바다 바닥에 사는 대구 등 느린 잡식성 포식자는 계절적 온도 변화 덕을 본다. 동물플랑크톤이 자라기 힘든 겨울 동안 크게 번성한 식물플랑크톤은 봄이면 바닥에 가라앉아 저서동물 등 먹이그물을 살찌우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물고기 가운데 표층과 저층 포식자 모두 어업과 바다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하는데, 기후변화가 바다 생태계 전반의 에너지 흐름을 교란하면서 위험에 놓였다고 밝혔다. ‘생태와 진화’, DOI: 10.1038/s41559-017-0388-z

수마트라코뿔소는 9천년 전 이미 멸종위기

수마트라코뿔소는 야생에 약 200마리만 살아남은 지구에서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에 놓인 포유류의 하나다. 국제 연구진이 처음으로 이 동물의 유전체(게놈) 모두를 분석했더니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인간 영향이 본격화되기 전인 9천년 전 이 대형 포유류의 개체수는 약 700마리로 이미 멸종위기였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웨이캄바스 국립공원에 있는 수마트라코뿔소 보호구역에 있는 수마트라코뿔소.  윌리엠 스트리엔/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웨이캄바스 국립공원에 있는 수마트라코뿔소 보호구역에 있는 수마트라코뿔소. 윌리엠 스트리엔/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연구자들은 미국 신시내티 동물원에서 2013년 죽은 ‘이푸’에서 채취한 유전자를 분석했다. 단일 개체의 게놈 염기서열로부터 개체수 변동의 역사를 되짚어 내는 기법(PSMC)을 썼다.

분석 결과 이 코뿔소가 가장 많았던 때는 95만년 전으로 5만7800마리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는 빙하기로 해수면이 낮아져 보르네오, 자바, 수마트라가 말레이반도로 아시아 대륙과 연결되던 때였다. 대륙에서 낯선 경쟁자가 몰려들면서 수마트라코뿔소는 이후 감소의 길을 걸었다. 빙하기가 끝나고 1만2천년 전 간빙기가 오자 해수면이 높아져 이번에는 서식지가 분산됐다. 그 결과 매머드 등 당시의 다른 대형 포유류와 비슷하게 수마트라코뿔소도 쇠퇴의 길을 걸었다. 최근 인간 활동은 이미 취약해진 이 동물한테 마지막 타격을 가한 셈이다. ‘커런트 바이올로지’, DOI: ?10.1016/j.cub.2017.11.021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 DOI는 디지털 논문 고유식별자입니다. 해당 논문을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습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애니멀피플] 핫클릭

“에헴” 지팡이 짚고 선 담비는 지금, 영역표시 중입니다 1.

“에헴” 지팡이 짚고 선 담비는 지금, 영역표시 중입니다

학대 피해 여성들 위로한 말리, ‘올해의 고양이’ 되다 2.

학대 피해 여성들 위로한 말리, ‘올해의 고양이’ 되다

꼬마물떼새, 호랑지빠귀, 등포풀…‘이젠 우리도 서울 시민’ 3.

꼬마물떼새, 호랑지빠귀, 등포풀…‘이젠 우리도 서울 시민’

추석에 ‘24시 동물병원’ 안 가려면…‘집사’가 유의할 4가지 4.

추석에 ‘24시 동물병원’ 안 가려면…‘집사’가 유의할 4가지

포식자 파충류 코모도왕도마뱀은 ‘쇠 이빨’로 사냥한다 5.

포식자 파충류 코모도왕도마뱀은 ‘쇠 이빨’로 사냥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