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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생태와진화

황새치 잔치 즐기던 돔발상어, 심해 농어가 '꿀꺽'

등록 2019-07-15 11:10수정 2019-07-15 11:23

[애니멀피플]
난파선 찾던 무인 잠수정 촬영…2.5m 황새치 가라앉자 포식자 몰려
돔발상어를 반쯤 삼킨 대형 심해 농어인 대서양 레크피시. 위에 황새치 사체를 뜯어먹는 다른 돔발상어의 모습이 보인다. 미 해양대기국(NOAA) 해양탐사 및 연구처 동영상 캡처.
돔발상어를 반쯤 삼킨 대형 심해 농어인 대서양 레크피시. 위에 황새치 사체를 뜯어먹는 다른 돔발상어의 모습이 보인다. 미 해양대기국(NOAA) 해양탐사 및 연구처 동영상 캡처.
심해에서 포식자 상어를 만나기는 힘들다. 드문 먹이를 찾아 뿔뿔이 흩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먹이로 유인하지 않고 상어와 맞닥뜨리는 행운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달 미국 남캘리포니아 해안에서 원격조정 무인 잠수정을 이용해 난파선을 탐사하던 연구자들은 10여 마리의 심해상어가 몰려 있는 기막힌 우연을 만났다. 게다가 또 다른 심해 포식자인 대형 농어가 상어를 통째로 삼키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 오케아노스 익스플로러에 탑승한 연구자들은 무인 잠수정 딥 디스커버러가 전해오는 수심 450m 심해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들의 임무는 상어가 아니라 2차 세계대전 때 침몰한 난파선을 찾는 것이었고, 조금 볼록한 지형을 살펴보던 중이었다.

“세상에! 이 모습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

연구자들은 화면에 비친 돔발상어 11마리가 앞다퉈 커다란 황새치의 살점을 떼어먹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보고 이렇게 외쳤다. 황새치는 길이 2.5m 무게 110㎏에 이르렀는데, 죽은 지 몇 시간 되지 않은 것 같았다.

피터 오스터 미국 미스틱 수족관과 코네티컷대 연구자는 미 해양대기국 누리집에 기고한 글에서 “황새치가 바다 표면에서 죽어 가라앉았는데, 낚싯바늘이나 어구 등 어획으로 죽은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2종의 돔발상어는 냄새나 소리 등을 단서로 멀리서 몰려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새치 사체를 뜯어먹는 돔발상어. 신선도로 보아 황새치는 죽은 지 몇 시간 안 된 것으로 보인다. 미 해양대기국(NOAA) 해양탐사 및 연구처 동영상 캡처.
황새치 사체를 뜯어먹는 돔발상어. 신선도로 보아 황새치는 죽은 지 몇 시간 안 된 것으로 보인다. 미 해양대기국(NOAA) 해양탐사 및 연구처 동영상 캡처.
돔발상어가 황새치의 살점을 정신없이 뜯어먹는 사이 또 다른 포식자인 대서양 레크피시가 무인 잠수정을 은폐물 삼아 현장에 접근했다. 심해 농어인 이 물고기는 난파선이나 동굴 등에 숨어 먹이를 노리는데, 길이 2.1m, 100㎏까지 자란다.

잠수정의 영상에는 레크피시의 입에 반 이상 삼켜진 돔발상어가 발버둥 치고 있었다. 돔발상어는 길이 약 1m인 소형 상어이다. 입 구조가 살점을 물어뜯기보다는 삼키기에 적당한 심해 농어는 황새치 잔치에 나름의 방식으로 참여한 셈이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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