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베를린 등 먹이 65%가 비둘기…치명적 기생충 감염 원인이기도
베를린 등 먹이 65%가 비둘기…치명적 기생충 감염 원인이기도
비둘기를 사냥한 참매. 도시에 녹지가 늘고 자연을 아끼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풍부한 먹이인 비둘기를 노린 참매가 유럽 도시에 진출하고 있다. 로스토 도네두,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참매는 숲 속에서 은밀하게 사냥해 ‘숲의 유령’이라 불린다. 노버트 케넨트너,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서울 매’의 자랑 비둘기 매가 도시 삶에 적응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서울 쥐가 자랑한 것처럼 풍부한 먹이였다. 도시의 비둘기는 가장 중요한 먹이였다. 조사 결과 도시 참매의 먹이에서 비둘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65%에 이르렀다. 농촌 매의 식단에서 비둘기는 35%에 불과했다. 도시의 참매는 농촌에서보다 한배 새끼 수가 많았는데 새끼 수가 많을수록 먹이 가운데 비둘기의 비중도 커졌다. 참매는 기회주의적 포식자로 가장 흔하고 붙잡기 좋은 동물을 먹이로 삼는다. 참매에 도시의 비둘기는 새로운 기회인 셈이다. 도시의 참매가 농촌보다 2주일 일찍 산란하는 것도 풍부한 먹이와 관련 있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도시 매는 농촌 동료보다 성격도 훨씬 대담했다. 연구자들은 해마다 참매 둥지 196개를 조사했는데 나무를 타고 새끼가 있는 둥지로 올라 조사할 때 도시의 참매는 농촌에서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반응했고 심지어 사람을 공격하기도 했다. 연구자들은 “높은 공격성과 스트레스에 잘 견디는 능력 덕분에 사람의 교란에 견디며 도시에서 번성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대담하고 형질이 뛰어난 참매가 좋은 먹이와 여건을 누리며 더 일찍 많은 새끼를 낳아 번성하게 됐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유리창에 충돌해 죽은 참매. 충돌 사고는 도시 참매의 최대 사망 원인이다. 잔 블랑,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도시의 공원이나 묘지의 큰 나무에서 번식하는 참매는 농촌에서보다 일찍 번식에 나서고 더 많은 새끼를 길러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레이너 알텐캄프,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말매미 좋아하는 황조롱이 한편, 우리나라에서 맹금류 서식지로서 도시와 농촌을 비교한 연구는 없지만 최근 황조롱이가 도시 아파트 베란다의 빈 화분 등에서 번식하는 사례가 자주 보고된다. 이들은 곤충과 쥐, 작은 새를 주로 잡아먹지만 비둘기를 사냥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도심에서 비둘기를 사냥한 황조롱이. 27일 서울 여의도 원효대교 남단 대로변에서 독자 김광태씨가 촬영한 것이다. 김씨는 “황조롱이가 사람들이 지나가도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며 “(비둘기를 사냥한 모습을)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본다”고 이메일로 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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