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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농장동물

스톨 사육 아십니까 …국민 97.2% “공장식 축산 개선해야”

등록 2021-11-16 07:59수정 2021-11-16 14:42

[애니멀피플]
어웨어, 시민 2000명 대상 농장동물 복지 인식 설문조사
국민 절반이 스톨사육 등 몰라…95.8% “더 많은 정보 필요”
국민 97.2%가 공장식 밀집사육 환경에 개선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꼽은 축종은 돼지였다.사진 어웨어 제공
국민 97.2%가 공장식 밀집사육 환경에 개선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꼽은 축종은 돼지였다.사진 어웨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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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대다수가 농장동물의 밀집사육 환경을 개선하고 공장식 축산을 축소해야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밀집사육을 단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은 86.5%로, 아예 없애야 한다는 응답 11.2%를 포함하면 국민 97.2%가 공장식 축산을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개선이 가장 필요하다고 꼽은 축종은 돼지로 80.6%의 높은 동의율을 얻었지만, 돼지 농가의 사육관행이나 동물복지에 대해서는 낮은 인지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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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9명 ‘농장동물 복지 개선돼야’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가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장동물 복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와 ‘농장동물 복지에 대한 양돈농가 인식조사’ 등 두 권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7일부터 11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지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농장동물 사육환경, 돼지·산란계의 복지, 사육환경 표시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에 대한 인식 등을 설문했다. 지난 9월 발간한 ‘2021 동물복지 정책 개선 방향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의 후속이기도 하다.

밀집사육 농장의 산란계들은 좁은 케이지 안에서 평생을 살며 달걀을 생산한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밀집사육 농장의 산란계들은 좁은 케이지 안에서 평생을 살며 달걀을 생산한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9명은 농장동물의 복지를 개선하고 공장식 축산을 축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7.2%가 공장식 축산을 단계적으로 개선하거나 종식시켜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90%가 ‘농장동물의 복지를 앞으로 더 향상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농장동물의 복지 수준이 이전보다 향상되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56.7%에 불과했다.

공장식 밀집사육에 대한 인지와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높은 동의율을 보였다. 응답자의 87.2%는 공장식 밀집 사육에 대해 잘 알고 있거나, 어느 정도 알고 있거나 들어본 적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밀집사육된 동물로 만든 축산물은 사람의 건강에 좋지 않을것’이란 의견이 41.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동물의 복지를 저해하는 방식’이라는 응답이 37.5%로 두 번째로 많았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공장식 밀집사육에 대한 시민의 견해. 어웨어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공장식 축산으로 인한 가축전염병이 우려된다는 응답 비율이 97.3%, 농장의 환경관리가 공중보건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96.7%로 매우 높게 나타나 많은 시민들이 공장식 축산이 식품 안전성이나 공중보건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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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이 가장 필요한 동물은 ‘돼지’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은 돼지에 관한 시민의 동물복지 인식과 양돈농가의 인식을 비교, 조사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일반 시민 2000여 명의 동물복지 인식뿐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지역 양돈농가 134곳을 대상으로 농장 환경과 운영, 농장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동물복지 개선이 가장 필요한 축종과 시민들의 축산물 소비행태. 어웨어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이번 조사에서 복지 개선이 가장 필요하다고 지목한 동물은 돼지였다. 중복 응답을 허용한 ‘농장동물 중 복지 개선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축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0.6%가 돼지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 소(한우·육우)가 71.7%, 산란계 68.8%, 육계 67.6%, 젖소가 64%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축산물 및 축산가공품(우유, 계란 등)의 소비 측면으로 보면 닭과 관련한 소비가 가장 빈번한 것과는 달리 돼지의 복지를 가장 우선으로 꼽은 것이다.

가장 개선이 필요한 축종으로 돼지를 꼽았지만 스톨 사육, 거세, 꼬리 자르기 등 축산업계 관행에 대해서는 인지도가 50% 수준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어미 돼지를 임신과 수유기간 동안 움직이기 힘든 금속 틀에 가두어 키우는 ‘스톨 사육’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물었을 때 응답자의 절반(49.8%)는 모른다고 답했다.

마취 상태에서 거세, 꼬리자르기, 이빨자르기가 행해진다는 것에 대해서도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한 응답이 각각 56.1%, 58.7%, 71%로 역시 절반 이상이 사육관행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톨 사육기간 제한과 모돈의 복지향상에 대한 인식. 어웨어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톨사육에 대한 설명을 제공했을 때, 모돈의 스톨사육 기간이 감소하면 모돈의 복지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90.2%로 높게 나타났다. 농장동물의 사육환경에 대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정보가 제공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응답도 95.8%로 높았다.

한편, 동물복지의 중요성을 평가하는 항목에서 양돈농가는 일반시민과 큰 차이를 보였다. ‘농장동물 복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일반시민의 93.6%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양돈농가는 72.4%만 동의 의견을 표했다. 반면 농장동물의 복지를 지금보다 더 향상시켜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64.9%, 동물복지 축산농장으로의 전환 의향이 60.4%로 나타나 적절한 지원이 주어진다면 사육 환경을 개선할 의지를 보였다.

농장주들이 동물복지 축산농장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환경을 위해(61.7%)서가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60.5%), 더 나은 수익 창출을 위해(44.4%), 전염병 예방을 위해(33.3%)서 등의 순이었다. 시민과 농장주 모두 동물복지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가장 필요한 것으로 꼽은 것은 정부의 재정적 지원(79.9%), 동물복지 축산물의 판로 확대(44.8%)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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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민·농장에 더 많은 정보 제공해야”

일반 시민과 양돈농가가 가장 큰 인식 차이를 보인 부분은 모돈의 스톨 사육과 동물복지 연관성에 대한 견해였다. 스톨 사육 기한을 제한하면 동물복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 답한 시민이 90.2%에 달하는 것과 달리 농가의 50.7%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일반 시민과 양돈농가가 가장 큰 인식 차이를 보인 부분은 모돈의 스톨 사육과 동물복지 연관성에 대한 견해였다. 사진 어웨어 제공
일반 시민과 양돈농가가 가장 큰 인식 차이를 보인 부분은 모돈의 스톨 사육과 동물복지 연관성에 대한 견해였다. 사진 어웨어 제공

보고서는 이런 경향이 모돈을 풀어키우는 군사사육을 시행하면 서열 싸움, 따돌림 개체 발생 등으로 모돈의 복지 및 생산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양돈농가의 관행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세계동물보호협회(WAP)에서 발표한 2015년 연구 결과를 들어 중국, 브라질, 태국, 북미에서 군사사육하는 모돈들의 생산성은 스톨에서 생산하는 모돈과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정형행동이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어웨어 이형주 대표는 “농장동물 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는 높아진데 비해 동물의 사육 환경과 관행, 동물복지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은 아직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가 시민을 대상으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농장들과도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판로 확대, 기술교육 제공 등을 통해 동물복지축산농장 전환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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