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의 한 승마장으로 옮겨진 무창포 꽃마차 말. 케어 제공
해수욕장에서 꽃마차를 끌던 검은말이 노동에서 퇴역했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무창포 해수욕장에서 꽃마차를 끄는 검은 말을 13일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당 말은 충남 보령시 무창포 해수욕장에서 꽃마차를 끌고 있었다. 케어는 “무쇠덩이를 등에 얹고 다리를 절룩거리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2일 제보받았다”고 밝혔다. 케어는 이 말을 수소문했고, 8일 무창포의 한 마방에서 발견했다. 당시 이 말은 한쪽 다리를 심하게 절고 맨눈으로 확인될 정도의 심각한 염증을 가지고 있었다고 케어는 설명했다. 또한, 편자가 붙어있지 않은 채로 거친 아스팔트를 달려 발굽에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케어는 “동물보호법 8조에 따라 상해를 입은 동물에게 채찍 등의 도구를 사용하여 또다시 상해를 입히는 것은 명백한 동물학대”라며 마부에게 말의 퇴역을 요구했다. 마부와 협상 과정에서 매입비를 주고 말을 데려오는 것으로 했고, 케어는
에스엔에스(SNS) 등에서 운반과 매입비, 치료비 등 구조를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13일까지 약 160만원이 모였다고 케어는 밝혔다.
13일 케어는 무창포를 찾아 마부에게 매입비를 지불하고 말을 데려왔다. 또한 마부로부터 ‘더는 꽃마차를 운행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았고,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마부를 고발했다고 케어는 밝혔다. 케어 관계자는 “이미 상해를 입은 동물임을 알면서도 상해가 가중되게 했으면 동물학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말은 경기 광주의 한 승마장에 있으며, ‘베컴’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케어는 전했다. 축구선수 ‘베컴’처럼 자유롭게 마음껏 달리라는 뜻이다. 케어 관계자는 “수의사의 진찰 결과, 베컴은 왼쪽 앞다리 무릎에 오래된 퇴행성 괄절염이 확인됐고, 말굽의 문제도 제골과 제벽에 영양소가 잘 공급이 안 되는 ‘제엽염’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베컴’은 건강을 회복한 뒤 케어 회원에게 분양될 예정이다. 케어는 “이번 구호활동을 시작으로 보령시에서 ‘꽃마차 없는 도시 만들기’ 캠페인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지난 6월 ‘승용마 수요 확대 및 국민의 레저수요 충족’을 위해 ‘마차보급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사업자 선정 공모에 나섰다. 케어는 이에 반대하며 한국마사회 마차보급 사업철회를 요구하는 청원을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진행하고 있다. 케어의 임영기 사무국장은 14일 “공기업인 한국마사회의 마차보급 사업은 이윤을 위해 동물을 이용하려는 목적이 다분하다”며 “마차보급 사업의 즉각 중단을 요청하며 강행 시에는 이에 강력히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인 교육연수생
z_o_zin@naver.com, 남종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