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반이, 달이, 곰이. 웅담 채취용 사육곰 농가에서 2014년에 태어나 철창 속 작은 세상만 보며 자란 반달가슴곰 남매다. 이들은 2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평생 흙바닥 한번 밟아보지 못한 채 목숨만 부지할 정도로 ‘개 사료’를 먹고 살았다. 웅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웅담을 홍보하는 것은 불법이 됐지만, 10살 이상 곰의 웅담 거래는 여전히 합법이다.
지난 7일, 녹색연합은 시민 모금액으로 반이, 달이, 곰이를 매입해 청주랜드동물원과 전주동물원으로 보냈다. 이들은 동물원에서 임시 보호를 받다가 이후 환경부 관할 기관으로 옮겨질 계획이다. 반이, 달이, 곰이에겐 같은 날 태어난 또다른 형제 ‘들이’가 있다. 녹색연합 측은 시민 모금액으로 4마리 남매를 모두 매입할 수 있었지만, 들이를 받아줄 임시보호소를 찾을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홀로 남은 ‘들이’를 비롯해 여전히 국내에는 537마리의 웅담 채취용 사육곰이 철창 속에 갇혀 있다.
박선하 피디 sal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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