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애니멀피플 농장동물

“사육곰 문제, 생츄어리 건설로 해결하자”

등록 2019-03-01 11:03수정 2019-03-01 11:16

[애니멀피플]
‘사육곰 사업 폐지’ 국회 정책토론회
강원도의 한 웅담 채취용 사육곰 농가에 사는 반달가슴곰 ‘곰이’가 철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녹색연합 제공
강원도의 한 웅담 채취용 사육곰 농가에 사는 반달가슴곰 ‘곰이’가 철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녹색연합 제공
“사육곰 문제가 40여년이 되도록 해결책을 못 찾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생츄어리(보호센터·sanctuary) 건설을 위해 정부가 국유지를 제공했고 중국은 더 이상의 사육곰 증식은 없다고 선언하고 민간에 협조했다. 우리 정부의 조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김현지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팀장)

지난 28일 녹색연합이 주관하고 김두관·이정미·이태규·한정애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한 ‘사육곰 산업 폐지를 위한 관리방안 마련 정책토론회’가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열악한 환경에 놓인 사육곰 문제 해결을 위해 ‘생츄어리’ 조성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사육곰들은 1981년 농가소득증대 목적으로 곰을 수입하면서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그러던 것이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영국 비비시(BBC)를 통해 국내 사육곰 실태가 세계에 알려지자, 정부는 1985년부터 수출을 금지하게 된다. 1993년부터는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 가입으로 곰 수입과 수출이 전면 금지됐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국내 사육곰의 수는 32개 농가 526마리(1월 기준)다. 정부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사육곰 총 967마리의 중성화 수술을 완료하며 더 이상 개체 증식은 막았지만 여전히 500여 마리의 곰이 철창에 방치된 상태다. 이들 개체의 83%가 도축 연한이 넘은 10살 이상의 곰들로 웅담 채취를 위해 죽어야만 철창을 빠져나올 수 있는 신세다. 아직 10살이 되지 못한 어린 개체도 89마리나 된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녹색연합이 주관하고 김두관·이정미·이태규·한정애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한 ‘사육곰 산업 폐지를 위한 관리방안 마련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사진 김지숙 기자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녹색연합이 주관하고 김두관·이정미·이태규·한정애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한 ‘사육곰 산업 폐지를 위한 관리방안 마련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사진 김지숙 기자
이날 발제를 맡은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생츄어리 마련을 통해 사육곰을 단계적으로 매입하여 자연사할 때까지 보호관리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츄어리 건설을 위해 △생츄어리 건설 추진위원회 구성 △기업·민간 후원을 받은 곰 재단 설립 △정부의 국유지 무상대여를 통한 부지 확보 △사육곰의 단계적 매입 △농가 폐업지원을 통한 조기 종식 등 단계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윤 사무처장은 “베트남과 캄보디아에도 생츄어리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왜 불가능한가? 정부나 지자체가 부지를 제공하고 초기 시설비용을 지원해주면 곰 재단을 통해 민간이 위탁을 받아서 운영하는 형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생츄어리 조성 후보지로는 국립공원 등 국유지를 무상대여 형태로 받거나 서천 국립생태원, 영양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등 공공기관 내 부지를 꼽았다. 윤 사무처장은 “당장 올 연말 혹은 늦으면 내년 초라도 정부가 부지를 제공하면 직접 운영을 가능하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민간단체에 국·공유지를 무상임대하는 것은 관련 법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준희 환경부 동물다양성과장은 “지속적인 요구가 있어 검토해봤는데, 국공유지를 무상임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전액 출자한 법인만 해당하여 현재는 불가능하다. 또 임대를 위해서는 설치 및 운영까지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예산 확보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곰 보호시설 현실화를 위해서는 설치·운영에 대한 국회의 요구와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박종무 평화와생명 동물병원장은 “현재 많은 사육곰들이 1평가량의 뜬장에서 음식쓰레기나 개 사료로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관계 당사자들 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이 순간에도 사육곰들은 고통받고 있다. 곰 매입이든 생츄어리 조성이든 사업의 시작은 사육곰 매입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녹색연합은 지난해 말 시민 모금으로 반달가슴곰 반이, 달이, 곰이 세 마리를 강원도의 한 웅담 채취용 사육곰 농가에 구출해 전주동물원과 청주동물원 두 군데로 임시보호를 보낸 상태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애니멀피플] 핫클릭

“에헴” 지팡이 짚고 선 담비는 지금, 영역표시 중입니다 1.

“에헴” 지팡이 짚고 선 담비는 지금, 영역표시 중입니다

학대 피해 여성들 위로한 말리, ‘올해의 고양이’ 되다 2.

학대 피해 여성들 위로한 말리, ‘올해의 고양이’ 되다

관심 끌겠다고 물 뿌리고 물건 던지고…태국 아기 하마 ‘인기가 괴로워’ 3.

관심 끌겠다고 물 뿌리고 물건 던지고…태국 아기 하마 ‘인기가 괴로워’

‘안락사 공지’ 명단에...그 이름이 있었다 4.

‘안락사 공지’ 명단에...그 이름이 있었다

꼬마물떼새, 호랑지빠귀, 등포풀…‘이젠 우리도 서울 시민’ 5.

꼬마물떼새, 호랑지빠귀, 등포풀…‘이젠 우리도 서울 시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