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미국 육류대란의 원인, 공장식 축산
코로나19 사태로 도축장 생산 재개 안 돼
출하시기 놓친 농장들, 멀쩡한 돼지 살처분
동물을 ‘상품’으로 보는 현대 축산의 역설
코로나19 사태로 도축장 생산 재개 안 돼
출하시기 놓친 농장들, 멀쩡한 돼지 살처분
동물을 ‘상품’으로 보는 현대 축산의 역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정육공장에서 노동자들이 고기를 해체, 가공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코로나19 사태의 억울한 희생자들 돼지들은 왜 골칫덩이가 되었을까? 돼지를 물건처럼 다루는 현대식 공장식 축산의 시스템적 문제 때문이다. 종돈과 모돈에서 태어난 돼지(비육돈)는 농장에서 일반적으로 3개월 성장하고 정육공장으로 팔려간다. 동물의 번식, 비육, 도살이 일종의 컨베이어 벨트처럼 흘러가야 하는데, 최종 관문인 정육공장이 막혀 버렸기 때문에 적체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돼지가 출하되지 않고 농장에서 머물면, 농장주에게는 사육 비용과 환경 비용이 든다. 사료를 줘야 하고, 분뇨를 처리해야 한다. 따라서 농장주 입장에서는 지원을 받고 살처분하는 게 이득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닭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가디언’은 20일 1천만 마리의 닭이 미국에서 살처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국돈육생산협회(NPPC)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4월25일부터 9월19일 사이 생산되는 최대 1천만 마리의 돼지가 안락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돼지, 닭과 달리 소는 밀집 사육 방식을 택하지 않고 있어서, 당장에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미 일부 농장에서는 살처분이 이뤄지고 있다. ‘가디언’은 시민단체와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각각 약 200만 마리의 돼지와 닭이 농장에서 자체 살처분 됐을 거라고 추정했다. 도살 방식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인도적 도살을 위해서 안락사 주사나 가스 등을 이용해야 하지만, 농장을 폐쇄하고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식의 저렴한 방식이 통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은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줄 가능성이 있다. _______
정육공장의 노동자들도 위험 스미스필드, 타이슨푸드 등 미국의 정육업체가 운영하는 도축장은 대규모 시설이다. 마취와 도살, 해체, 가공까지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뤄지는 공정에 노동자들이 밀집해 일한다. 험한 노동 환경 때문에 비교적 저임금을 받는 이주노동자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미국의 육류대란은 공장식 축산의 사육과 유통의 흐름이 막히자, 적체된 동물들이 살처분 되는 행위로 이어지고 있다. 돼지들이 차량으로 운송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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