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7일 충남 논산시 비글구조네트워크 논삼쉼터에서 아기 양 ‘담비’가 태어났다.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 보호소에 ‘깜짝 경사’가 생겼다. 지난 2월
코로나로 장기간 방치됐던 대구시 한 체험동물원에서 구조한 양 한 마리가 최근 아기 양을 출산 한 것. 임신 기간이 5개월인 양은 구조 당시부터 임신 상태였으나, 활동가들이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아기 양 ‘담비’가 태어난 것 지난 4월 27일이다. 이날 오전까지 어미 양 ‘이양’은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비글구조네트워크 논산쉼터 내 사육장 안에서 다른 양들과 어울리고 있었다. 새끼 양이 갑자기 나타난 건 불과 1시간 내외. 활동가들이 오전 일과를 마치고 점심 식사를 위해 자리를 비웠을 때였다.
태어난 지 2~3시간 당시의 아기 양 ‘담비’.
엄마 ‘이양’과 담비. 이양은 지난 2월 구조된 양들 가운데서도 체구가 가장 작은 양이었다.
비글구조네트워크(이하 비구협) 유영재 대표는 “정말 깜짝 놀랐다. 오전까지도 사육장 안에 아무런 이상 기미가 없었는데, 점심을 먹고 돌아오니까 아기 양이 떡하니 서 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유 대표는 “구조 당시 수컷 동물들은 모두 중성화를 했기 때문에 임신을 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그나마 열악한 환경이 아닌 쉼터에서 안전하게 출산을 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앞서 비구협은 지난 2월 코로나로 휴업과 개원을 반복하던 대구 ㄱ체험동물원에서 양 5마리와 염소 1마리를 구조해 충남 논산시
비구협 논산쉼터에서 현재까지 보호하고 있다.
당시 ㄱ동물원은 동물학대·방치 논란이 일자 양들과 염소를 인근 다른 동물체험시설로 매매했고, 비구협이 시설과의 협의를 통해 동물들을 보호소로 데려온 것이다. 쉼터에서 동물들은 각각 김양, 박양, 손양, 최양, 이양, 메이(염소)란 이름으로 지내고 있다.
활동가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점심시간에 태어난 담비. 아직 탯줄이 달려있다.
비구협은 아기 양 담비와 어른 양, 염소의 가정 입양을 추진하고 있다. 단체는 체험 농장이나 상업적 목적이 아닌 반려를 생각하는 가정으로 입양을 보낼 계획이다. 유영재 대표는 “양들은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자주 보는 활동가들에게 친밀감을 표현한다. 반려동물로서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도시 귀농가정이나 조건이 맞는 입양자를 모집한다고 전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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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구조 당시 양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