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틸다 스윈튼의 반려견 3마리가 칸 영화제 기간 열리는 ‘팜 도그 어워드’에서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 개에게 주어지는 상 ‘팜 도그’를 수상했다. 사진 AFP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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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도 집사를 닮은 걸까. 명배우
틸다 스윈튼의 반려견 3마리가 ‘강아지 부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18일(현지시각) 현지 언론은 틸다 스윈튼의 반려견 스노우베어, 로지, 도라가 ‘팜 도그’(Palm Dog)에 뽑혔다고 전했다. 팜 도그는 칸 영화제 기간 동안 국제 영화 평론가들이 한 해 가장 뛰어난 연기를 펼친 개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팜 도그란 상의 이름은 황금종려상(Palme d'Or)에서 따온 것으로, 최고의 연기견으로 뽑힌 개에게는 ‘팜 도그’라는 문구가 새겨진 가죽 목걸이가 주어진다.
올해 ‘수상견’ 세 마리는 스윈튼의 딸이기도 한 아너 스윈튼 번이 주연을 맡은
영화 ‘더 수베니어2’에 출연했다. 개들은 이번 수상을 통해 20번째 팜 도그 수상자에 올랐다.
불행히도 이날 스노우베어, 로지, 도라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반려인인
스윈튼이 개들에게 수여된 가죽 줄을 목에 걸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틸다 스윈튼은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건 우리가 받아야 할 상입니다. 우리는 수년 동안 이 상을 주시해왔거든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들을 여기로 데려오고 싶었지만 그들은 바뻐요”라며 “지금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해변에 있다고 들었어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더 수베니어2’를 연출한 감독 조안나 호그도 영상통화를 통해 시상식 게스트로 참여했다. 호그 감독은 세 마리의 강아지 스타와 다시 일하게 되어서 기쁘다며 “이제 개들은 큰 인기를 누릴 것 같다”고 말했다.
2019년 팜 도그로 뽑힌 핏불 ‘브랜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 브래드 피트의 반려견으로 출연했다. 소니 픽쳐스 제공
영화평론가들이 수여하는 2위 심사위원상은 숀 베이커 감독의 ‘레드 로켓’에 출연한 로스앤젤레스 핏불 ‘소피’와 블라디미르 요한손 감독의 ‘양’에 출연한 십독 ‘팬더’가 공동수상했다. 베이커 감독은 시상식에 자신의 반려견 ‘분센’과 동반 참석했다. 베이커는 “이건 정말 대단한 상입니다. 정말 비현실적인 경험의 소용돌이네요. 분센은 저와 어디든 같이 다녀요. 정말 감정적으로 큰 도움을 주는 개죠”라며 뿌듯해 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팜 도그 어워드는 2001년 영국 언론인 토비 로즈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후 타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 가디언 등 유명한 영화 비평가들이 심사에 참여하며 주목받는 시상식이 됐다.
지난 2019년에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 명연기를 보여준 핏불 ‘브랜디’가 팜 도그의 영예를 안았다. 역대 수상견들로는 2011년 영화 ‘아티스트’에 출연한 잭 러셀테리어 ‘어기’, 짐 자무쉬 감독의 ‘패터슨’에 출연한 ‘넬리’ 등이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