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생크추어리 이주할 화천 사육곰 13마리
동물단체 건립 예정인 생크추어리 입주 위해 채혈·이동 훈련
전례없는 ‘곰 트레이닝’…달달한 간식으로 3일 만에 성공
동물단체 건립 예정인 생크추어리 입주 위해 채혈·이동 훈련
전례없는 ‘곰 트레이닝’…달달한 간식으로 3일 만에 성공
지난 3일 강원도 화천군 곰 사육농장에서 U1이 먹이를 먹고 훈련을 받고 있다. 화천 농장의 13마리 곰들은 동물단체가 구조해 내년 건립 예정인 생크추어리 입주가 정해졌다.
▶▶ 애니멀피플 카카오뷰 구독하기(모바일용) https://bit.ly/3Ae7Mfn 온몸이 새카맣지만 가슴에 흰 반달 무늬를 지닌 곰, 지리산 반달곰과 같은 종이지만 철창에 갇힌 멸종위기종, 가끔은 농장을 탈출해 사살되고야 마는 생명, 한때는 웅담채취를 위해 산 채로 쓸개즙을 착취 당했던 동물. 우리가 아는 사육곰의 모습은 대략 이렇다. 올해 3월 환경부에 따르면 이렇게 지내고 있는 국내 사육곰은 총 398마리다. 조금 다른 길이 열린 사육곰들도 있다. 국내 최초로 곰 생크추어리(야생동물 보호소) 건립을 발표한 동물단체들이 구조한 곰 13마리다. 지난 40여 년간 그들이 처한 환경이 먼저 부각된 탓에 우리는 곰들을 제대로 알 기회가 별로 없었다. 실제로 사육곰은 어떤 동물일까. _______
25년 콘크리트 생활에 하얗게 까진 발 10월3일 개천절, 강원도 화천의 한 곰 사육농장으로 이들을 만나러 갔다. 이곳에 사는 13마리의 곰들은 지난 7월 동물보호단체 카라와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가 사육을 포기한 농장주로부터 구조한 개체들이다. 두 단체는 내년 4월 생크추어리 시설이 마련될 때까지 매주 주말 곰들을 찾아가 보살피고 있다.
동물단체 카라,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활동가들은 매주 주말 농장을 찾아 곰들을 보살피고 있다.
이날 활동가들은 3개조로 나뉘어 각각 청소·급여, 개체 관찰, 훈련 등의 활동을 벌였다.
콘크리트 바닥에서 생활하는 탓에 발 건강이 좋지 않은 곰들이 있었다. 곰 보금자리프로젝트 제공
사육장에 까나리 액젓을 뿌린 이유 배식 준비가 끝나자 최태규 수의사(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대표)가 이날 할 일을 나누기 시작했다. 활동가들은 총 3개조로 나뉘었다. 청소·급여조, 개체 관찰조, 훈련조 등이었다. 먼저 청소를 하기 위해서는 곰들이 내실로 들어가야 하는데, 곰들은 활동가들이 오자마자 넣어준 땅콩을 까먹는 데 온 정신이 팔려있었다.
행동풍부화의 재료로 까나리 액젓이 등장했다. 활동가들은 청소 뒤 액젓을 사육장의 바닥이나 철창에 액젓을 뿌렸다.
사과나 일부 먹이들은 찾아먹기 어렵게 창살에 끼워지거나 해먹 위로 던져졌다.
사육곰도 꿀을 좋아했다, 아기곰 푸처럼… 새삼 놀라운 건 곰들이 꿀을 좋아한다는 점이었다. 마치 벌통을 훔치려 말썽을 피우는 디즈니 만화 ‘아기곰 푸’처럼 말이다. 이순영 활동가는 개체 관찰조와 청소 급여조가 일을 끝낸 곰사 앞에서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한 손에는 분무기, 다른 손엔 지시봉을 쥐고 입에는 호루라기를 문 채였다. 그가 호루라기를 불며 방향을 지시하자 U1이 지시봉을 따라 발을 갖다댔다. 즉시 곰의 입으로 꿀물이 분사됐다.
생크추어리 입주를 앞두고 곰의 건강관리, 이동을 위해 훈련이 진행됐다. 꿀물을 급여하고 특정 행동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순영 활동가는 “곰들이 아주 영리하다”면서 채혈, 이동을 위한 훈련은 3일 만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곰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이순영 활동가는 사육곰들이 아주 영리한 동물이라고 했다. “곰들은 이 훈련을 3일 만에 해냈어요.” 이 활동가는 시민단체의 사례를 보고 공적 영역에서도 이런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국내 동물원에서도 이런 프로그램들이 진행 중이지만 인력난, 현실적 여건 탓에 활발하지 못한 형편이다.
화천 곰들은 내년 경기도 고양시에 지어질 생크추어리 입주를 앞두고 있다. 카라·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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