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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방류’ 발표 4개월…시민단체 “호반, 바다쉼터 마련해야”

등록 2022-02-17 17:26수정 2022-02-17 17:46

[애니멀피플]
제주 ‘퍼시픽 리솜’ 돌고래 방류 발표 뒤 진전 사항 없어
단체들 “야생방류는 생존 불투명…바다쉼터 조성해야”
시민사회단체는 그동안 퍼시픽 리솜의 소유주인 호반건설에 돌고래쇼 중단과 시설 폐쇄, 비봉이의 야생 방류 등을 촉구해왔다. 사진은 돌고래쇼 중간에 사육사의 지시를 거부하는 ‘비봉이’. 단체 제공
시민사회단체는 그동안 퍼시픽 리솜의 소유주인 호반건설에 돌고래쇼 중단과 시설 폐쇄, 비봉이의 야생 방류 등을 촉구해왔다. 사진은 돌고래쇼 중간에 사육사의 지시를 거부하는 ‘비봉이’. 단체 제공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해 돌고래 방류를 발표한 제주 ‘퍼시픽 리솜’(구 퍼시픽랜드)에 돌고래들을 위한 바다쉼터 건립을 촉구했다.

17일 오후 핫핑크돌핀스,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등 11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퍼시픽 리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적절하고 충분한 야생적응훈련 통해 제주 바다에 방류하고, 수입 돌고래 태지, 아랑이를 위해 돌고래 바다쉼터를 조성하라”고 요구했다.

구 퍼시픽랜드는 1986년 개장한 동물쇼체험시설로 2017년 호반건설이 인수해 이름이 퍼시픽 리솜으로 한차례 바뀌었고, 지난해 12월31일 공식적으로 돌고래 쇼 및 공연 사업을 중단했다. 현재 퍼시픽리솜이 보호 중인 돌고래는 2005년 제주 바다에서 불법포획된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2005년 포획, 추정나이 28살)를 비롯해 일본에서 수입된 큰돌고래 ‘태지’(2008년 수입), ‘아랑이’ 등 세 마리다.

지난해 10월 퍼시픽 리솜은 사육 중이던 돌고래 ‘바다’가 폐사하자 남아있는 세 마리의 돌고래 비봉이, 태지, 아랑이를 야생으로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고정학 퍼시픽마리나 대표는 지난해 애니멀피플과의 통화에서 “올해 1~3월 바다적응 훈련을 시작해 5월쯤 야생으로 방류할 계획”을 밝혔다.

퍼시픽 리솜은 지난해 10월 사육 중이던 돌고래 ‘바다’가 사망하자 남아있는 고래 세 마리를 야생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퍼시픽 리솜은 지난해 10월 사육 중이던 돌고래 ‘바다’가 사망하자 남아있는 고래 세 마리를 야생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그러나 이러한 발표 이후 시민사회단체들은 돌고래 세 마리의 서식환경과 특성, 개체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 방류는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호반의 돌고래 방류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수족관 감금 돌고래의 야생방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야생 무리와의 결합 여부”라며 남방큰돌고래 비봉이와 큰돌고래 태지, 아랑이의 보호 계획을 각각 제안했다.

이들은 제주 바다가 고향인 비봉이는 야생 돌고래들이 자주 관찰되는 곳에서 야생 적응훈련장을 마련해 훈련기간을 갖고, 지피에스(GPS) 추적 장치를 달아 야생 무리와의 합류를 관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일본 와카야마현 타이지에서 포획된 태지와 아랑이의 경우, 원 서식처 방류가 어려우며 야생무리와의 결합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 등을 고려해 바다쉼터를 조성해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단체들은 퍼시픽리솜이 경비 절감과 책임회피를 위해 돌고래들을 다른 사육시설로 이송하는 것만큼은 절대 있어서 안된다고 강조했다.

17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중문단지내 퍼시픽리솜 앞에서 동물단체들이 수입 돌고래들을 위한 바다쉼터 건립을 촉구하고 있다. 단체 제공
17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중문단지내 퍼시픽리솜 앞에서 동물단체들이 수입 돌고래들을 위한 바다쉼터 건립을 촉구하고 있다. 단체 제공
단체들에 따르면, 이미 해외 많은 기업들은 수족관 고래들을 위한 바다쉼터 조성에 나서고 있다. 다국적기업인 멀린엔터테인먼트는 시민단체 및 전문가들과 협력해 아이슬란드에 벨루가(흰고래) 바다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여러 기업의 후원으로 캐나다 고래류 바다쉼터 건립이 발표되기도 했다. 단체들은 “이런 국제적 흐름에 발맞춰 호반그룹 역시 돌고래들의 생존이 불투명한 야생방류보다 바다쉼터 조성에 대해 먼저 검토하고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고래보호 계획에 앞서 정리되어야 할 문제들도 있다. 돌고래 태지는 지난 2017년 서울대공원이 퍼시픽 리솜에 위탁한 개체로, 태지의 거취를 정하기 위해서는 소유주인 서울대공원뿐 아니라 정부, 시민사회, 전문가들의 협의를 통해야 한다. 피시픽 리솜과 서울대공원, 관련 단체들은 오는 23일 태지의 거취를 논의하는 첫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큰돌고래 태지는 지난 2017년 서울대공원이 퍼시픽리솜으로 위탁한 개체로, 태지의 거취는 소유주인 서울대공원뿐 아니라 정부, 시민사회, 전문가들의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큰돌고래 태지는 지난 2017년 서울대공원이 퍼시픽리솜으로 위탁한 개체로, 태지의 거취는 소유주인 서울대공원뿐 아니라 정부, 시민사회, 전문가들의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호반그룹은 방류 발표 이후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을 전해오지 않고 있다. 태지의 위탁 문제가 남아있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36년 간 돌고래를 이용해 수익 사업을 벌여온 퍼시픽 리솜과 호반건설이 동물에게 실질적인 보호를 제공할 결정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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