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애니멀피플 인간과동물

제2의 경주마 학대 없도록…‘까미법’ 발의됐다

등록 2022-05-31 15:01수정 2022-05-31 15:16

[애니멀피플] 박홍근 의원, 동물보호법 개정안 발의
경주마·싸움소 등 퇴역동물의 국가 보호 역할 명시하고
동물 출연 영상물 제작 때 ‘학대 금지’ 규정 신설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고꾸라진 뒤 나흘 만에 사망한 퇴역 경주마 ‘까미’의 이름을 딴 법안이 발의됐다. 2019년 경주마 등록 당시 까미(마리아주)의 모습과 드라마 속 낙마 장면(오른쪽). 사진 말산업정보포털, KBS 갈무리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고꾸라진 뒤 나흘 만에 사망한 퇴역 경주마 ‘까미’의 이름을 딴 법안이 발의됐다. 2019년 경주마 등록 당시 까미(마리아주)의 모습과 드라마 속 낙마 장면(오른쪽). 사진 말산업정보포털, KBS 갈무리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고꾸라진 뒤 나흘 만에 사망한 퇴역 경주마 ‘까미’의 이름을 딴 법안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경주마, 싸움소 등 사행산업에 이용됐다가 퇴역한 동물들의 복지 계획을 정부가 세우고, 동물이 출연하는 영상물을 제작할 때 동물학대를 예방하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일부개정안을 지난 25일 대표 발의했다.

지난 1월 한국방송(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제작진은 태종 이성계의 낙마 장면을 촬영하며 달리던 말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인위적으로 넘어뜨린 일이 드러나 비판을 받았다. 당시 현장에서 쓰러졌던 말 배우 까미(예명)는 무리한 연출 뒤 결국 4일 만에 세상을 떠났고, 이후 까미가 한때 경주마로 뛰었던 ‘마리아주’였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퇴역 경주마의 복지를 보장하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드라마 ‘태종 이방원’ 낙마 장면에서 고꾸라진 뒤 사망한 말 ‘까미’가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퇴역한 경주마 ‘마리아주’로 밝혀졌다. 마리아주는 2021년 8월 마지막 경기에서 폐출혈을 일으킨 뒤 사흘만에 퇴역했다. 마리아주의 마지막 경기 장면. 유튜브 갈무리.
드라마 ‘태종 이방원’ 낙마 장면에서 고꾸라진 뒤 사망한 말 ‘까미’가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퇴역한 경주마 ‘마리아주’로 밝혀졌다. 마리아주는 2021년 8월 마지막 경기에서 폐출혈을 일으킨 뒤 사흘만에 퇴역했다. 마리아주의 마지막 경기 장면. 유튜브 갈무리.

박홍근 의원은 “경주마의 퇴역 건수는 매해 1000마리가 넘지만 은퇴 뒤 이력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 퇴역마는 부상을 입으면 2~3일 만에 도축되거나, 유원지 승마장이나 꽃마차 또는 영화 드라마 촬영에 상업적으로 이용되면서도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퇴역 동물에 대한 착취를 막고 동물의 습성을 고려한 복지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정부의 동물복지종합계획에 경주마, 싸움소 등 퇴역동물의 관리 및 복지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고 △동물학대 금지 행위에 대중문화예술제작물의 제작 때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추가한 것 등이다. 박 의원은 개정안 제안이유를 경주마뿐 아니라 싸움소 등 퇴역동물에 대한 관리 및 복지에 있어 국가의 역할을 명시하고, 영상물 등 제작 시에 동물학대 예방 규정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말산업 정보포털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간 퇴역한 경주마는 매해 1000~1500마리에 달한다. 퇴역한 말의 수는 2018년 1088건에서 2021년에는 1550건으로 증가했으며, 퇴역 시 전환용도(2021년 기준)를 보면 480마리가 승용마, 971마리가 용도미정, 그 외로 분류된 말이 99마리로 1000마리가 넘는 말들이 퇴역 뒤 어디로 보내졌는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지난해 11월 한국방송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에서 인위적으로 넘어진 말 까미가 촬영 나흘 뒤 사망해 방송 촬영 시 동물보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카라 제공
지난해 11월 한국방송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에서 인위적으로 넘어진 말 까미가 촬영 나흘 뒤 사망해 방송 촬영 시 동물보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카라 제공

동물권행동 카라는 31일 ‘제2의 까미는 없어져야 한다’는 입장문을 통해 동물보호법 개정안 발의를 반겼다. 카라는 “인간의 볼거리를 위해 까미라는 아름다운 동물이 안타깝게 생명을 잃었다. 제2의, 3의 까미는 언제든 나타날 수 있으며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퇴역 동물이 지금도 부당한 착취를 당하고 있다”면서 “본 개정안 이후로도 동물촬영의 시지(CG) 대체 활성화, 동물촬영 시 구체적 종별 가이드라인 준수화 등 제도적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수 20만을 넘긴 동물관련 청원에 답하며, 올해 상반기 내에 방송 촬영때 동물을 보호할 ‘미디어 동물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애니멀피플] 핫클릭

7개월 만에 40kg, ‘투르크 국견’ 알라바이 동물원행 1.

7개월 만에 40kg, ‘투르크 국견’ 알라바이 동물원행

지구 어디에나 있지만 발견 어려워…신종 4종 한국서 확인 2.

지구 어디에나 있지만 발견 어려워…신종 4종 한국서 확인

[웹툰] 그렇게 꼭 옆에 앉고 싶어? 3.

[웹툰] 그렇게 꼭 옆에 앉고 싶어?

기진맥진 여름 철새 쉬어가는 어청도는 ‘족제비 천국’ 4.

기진맥진 여름 철새 쉬어가는 어청도는 ‘족제비 천국’

뜨는 똥과 가라앉는 똥, 장내 세균이 결정한다 5.

뜨는 똥과 가라앉는 똥, 장내 세균이 결정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