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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인간과동물

“시장님, 서울서 나고 자란 침팬지들을 타지로 보낼 건가요?”

등록 2022-06-14 17:01수정 2022-06-14 18:23

[애니멀피플]
서울시청 앞에서 침팬지 광복·관순이 반출 반대 집회
“시민 반대에도 서울대공원 묵묵부답…시장 결단 필요”
14일 동물단체와 ‘침팬지 광복 관순이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대공원 침팬지 광복·관순이의 체험 동물원 반출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어웨어 제공
14일 동물단체와 ‘침팬지 광복 관순이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대공원 침팬지 광복·관순이의 체험 동물원 반출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어웨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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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님께 묻습니다. 코끼리, 호랑이, 돌고래 쇼를 하는 동남아 체험시설이 침팬지들이 살기 적합한 시설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4일 낮12시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서울대공원 침팬지 광복, 관순이의 동남아시아 체험 동물원 반출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 집회와 기자회견이 열렸다. ‘침팬지 광복 관순이를 사랑하는 시민들’과 동물단체 활동가 40여 명은 이날 서울동물원의 불통을 호소하며 오세훈 서울시장에 면담을 요청했다.

지난 3월 서울대공원은 사육 중이던 침팬지 2마리 광복이(13살), 관순이(10살)를 인도네시아 체험 동물원인 ‘따만 사파리’로 반출하기로 한 것이 알려지며 동물단체의 반발을 샀다. 시민들도 자발적으로 모임을 꾸려 5월8일부터 매주 일요일 서울대공원 앞에서 침팬지의 반출에 반대하는 집회를 한 달째 진행해 왔다.

침팬지 광복, 관순이는 서울동물원에서 태어난 침팬지 남매로, 특히 관순이는 새끼 때 인공포육 중인 모습이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TV 동물농장’에 방영돼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광복이와 관순이가 다른 침팬지 무리와의 합사가 어렵고, 순혈종이 아니라서 종 보전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동물원은 지난 2019년 반출을 결정했다.

서울동물원이 침팬지 2마리를 보내기로 한 인도네시아의 ‘따만 사파리’는 사자, 호랑이를 약물에 취하게 해 사진찍기 체험에 동원하거나 코끼리에게 학대 행위를 한 것이 폭로되어 논란이 일었던 시설이다. 국제동물단체 OIPA 제공
서울동물원이 침팬지 2마리를 보내기로 한 인도네시아의 ‘따만 사파리’는 사자, 호랑이를 약물에 취하게 해 사진찍기 체험에 동원하거나 코끼리에게 학대 행위를 한 것이 폭로되어 논란이 일었던 시설이다. 국제동물단체 OIPA 제공

동물단체들은 서울동물원의 침팬지 반출이 동물복지에 어긋날 뿐 아니라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취소를 요구해왔지만, 동물원 쪽은 타 동물원, 동물중개상과의 계약을 파기가 어렵고 대안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결정을 고수하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 집회에도 따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묵묵부답을 이어오고 있다.

침팬지 광복, 관순이를 사랑하는 시민들은 이날 “매주 서울동물원 앞에서 시민들이 집회를 열었지만 동물원은 답이 없다. 광복이 관순이가 가는 동물원은 좋은 곳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서울동물원은 서울시 산하지만 관리부서가 따로 없는 독립된 사업소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서울시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오세훈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시민과 동물단체들은 서울동물원이 침팬지들을 보내기로 한 인도네시아 따만 사파리가 동물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설이라는 점을 들어 반출을 반대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이형주 대표는 “따만 사파리의 최근 며칠 영상을 검색해 봤다. 아직도 호랑이는 구호에 맞춰 나무에 매달리고 사람들은 코끼리 등에 타고 동물원을 활보하고 있었다. 동물의 복지뿐 아니라 기본적인 건강이 염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침팬지를 잘 보호하겠다는 이들의 말만 믿고 십 수년을 기른 동물을 보내겠다는 서울동물원의 결정에 정말 동물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14일 동물단체와 ‘침팬지 광복 관순이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대공원 침팬지 광복·관순이의 체험 동물원 반출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어웨어 제공
14일 동물단체와 ‘침팬지 광복 관순이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대공원 침팬지 광복·관순이의 체험 동물원 반출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어웨어 제공

서울동물원이 공영동물원인만큼 침팬지 반출을 반대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수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카라 최인수 활동가는 “서울동물원은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동물원이다. 서울동물원에서 태어나고 10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온 광복이, 관순이를 외국의 체험동물원으로 반출하는 것은 시민들의 동의를 구한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시민 모임을 기획한 책공장더불어 최보경 대표는 “익숙한 공간, 익숙한 사육사들과 떠어져 알 수 없는 곳으로 떠나는 것은 동물들에게 큰 스트레스다. 광복이와 관순이에게 좀 더 나은 삶은 아니더라도 더 나쁜 삶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는 침팬지 광복 관순이를 사랑하는 시민들,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을위한행동, 동물자유연대 등이 참여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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