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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 전설의 주인공 듀공, 중국에선 진짜 전설됐다

등록 2022-08-24 11:24수정 2022-08-26 16:00

[애니멀피플]
2000년 이후 관찰 기록 없고 광범한 주민 설문조사 3명만 “봤다”
전문가들 ‘기능적 멸종’ 선포, 지속가능한 집단 유지 불가능
부영양화로 바다초원 격감, 어구에 감기고 배와 충돌도
듀공은 바다초원의 해초가 주식인 대형 바다 포유류이다. 부영양화와 연안개발로 해초밭이 사라지는 것이 주요한 멸종 원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듀공은 바다초원의 해초가 주식인 대형 바다 포유류이다. 부영양화와 연안개발로 해초밭이 사라지는 것이 주요한 멸종 원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듀공은 ‘바다 소’ 또는 선원들이 착각해 ‘인어’로 알려진 대형 해양 포유류이다. 얕은 바다에서 느릿느릿 움직이며 해초를 뜯는 이 동물은 인도양에서 서태평양 해안에 널리 분포하지만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다. 하이난 섬을 중심으로 중국 남부에 분포하던 듀공이 사실상 멸종했다고 전문가들이 밝혔다.

런던동물학회(ZSL)와 중국 과학아카데미 연구자들은 24일 과학저널 ‘왕립학회 공개과학’에 실린 논문에서 “중국에 서식하는 듀공이 기능적으로 멸종했다”고 밝혔다. 기능적 멸종이란 설사 완전히 멸종하지 않았더라도 개체수가 워낙 적어 지속가능한 집단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는 뜻이다.

듀공은 중국 광시 성과 하이난 섬 해안을 중심으로 분포했지만 2008년 이후 관찰 기록이 없다. 중국 당국은 1988년 듀공을 자이언트판다와 마찬가지로 1급 보호종으로 지정해 보호조처에 나섰다.

듀공은 인도양과 서태평양 연안에 널리 분포하지만 개체수는 적어 세계적으로 취약종이다. 분포 중심지는 호주 연안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듀공은 인도양과 서태평양 연안에 널리 분포하지만 개체수는 적어 세계적으로 취약종이다. 분포 중심지는 호주 연안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연구에 참여한 사무엘 터비 영국 런던동물학회 동물연구소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국에서 또 한 종의 카리스마 있는 해양 포유류가 지역적으로 절종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한다”며 “슬프지만 그 원인은 또한 지속가능하지 않은 인간 활동이다”라고 영국 매체 ‘가디언’에서 말했다. 중국에서는 2007년 양쯔강돌고래가 멸종한 바 있다.

연구자들은 중국에서 듀공에 관한 모든 역사적인 자료를 검토했지만 2000년 이후 과학자들이 확인한 보고는 없었다. 이에 연구자들은 중국 하이난·광시·광둥·푸젠 성의 66개 어촌마을에서 주민 78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응답자들이 평균적으로 듀공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23년 전이었다. 지난 5년 사이에 듀공을 보았다는 사람은 3명뿐이었다. 연구자들은 이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중국에 서식하는 듀공은 기능적으로 멸종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자들은 중국에서 듀공이 멸종에 이른 가장 중요한 이유로 서식지 파괴와 어업활동을 꼽았다. 듀공은 해안에 펼쳐진 바다초원의 해초를 전적으로 먹고산다. 그러나 만과 홍수림 등 연안 바다초원은 격감했고 어구에 걸려 질식사하거나 어선과 충돌하는 사고가 이 대형동물을 위협했다. 연구자들은 “부영양화로 바다의 투명도가 떨어져 바닥에 닿는 햇볕이 줄면서 바다초원이 격감한 것이 치명적이었다”고 밝혔다.

듀공은 국제자연보전연맹의 적색목록에서 ‘취약종’으로 분류돼 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이 종의 멸종위험 등급을 ‘위기’로 상향할 것을 권고했다.

3m까지 자라며 70살 이상 사는 듀공은 번식력이 낮다. 가장 가까운 스텔러바다소는 남획으로 18세기에 베링 해에서 멸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3m까지 자라며 70살 이상 사는 듀공은 번식력이 낮다. 가장 가까운 스텔러바다소는 남획으로 18세기에 베링 해에서 멸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듀공은 매너티와 함께 대표적인 대형 바다 포유류로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스텔러바다소는 베링 해에 살다 18세기 남획으로 멸종했다(▶멸종 249년 만에 ‘바다소’의 완벽한 골격이 발견됐다). 듀공도 수천 년 동안 고기와 기름을 얻기 위한 사냥 대상이었다.

느리고 온순하며 사람을 피하는 이 동물은 3m까지 자라며 70년 이상 살고 번식력은 매우 낮다. 대개 수심 10m 이하의 바다초원에서 6분까지 잠수해 해초를 뜯으며 꼬리를 바닥에 대고 앉아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쉬기도 한다. 동아시아에는 한때 서해 남부와 대만에 서식했지만 멸종했고 오키나와에 3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용 논문: Royal Society Open Science, DOI: 10.1098/rsos.211994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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