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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70억 마리 수컷 병아리 학살, ‘유전자 편집 닭’이 끝낼까

등록 2022-12-14 10:50수정 2022-12-14 14:11

[애니멀피플]
이스라엘 스타트 업, 청색광 쪼여 수컷 수정란 발달 멈추는 기술 개발
성염색체 유전자 편집한 암탉 ‘골다’가 낳은 알 보통 달걀과 유전적으로 같아
부화 뒤 죽이는 수평아리 세계에 연간 70억 마리, 동물복지와 비용 문제 낳아
암컷만 부화하도록 유전자를 편집한 암탉이 나은 병아리들. 오리 페레스, 볼카니 제공.
암컷만 부화하도록 유전자를 편집한 암탉이 나은 병아리들. 오리 페레스, 볼카니 제공.

양계산업의 불편한 진실은 부화한 지 며칠 안 된 병아리 가운데 절반인 수컷을 골라 죽인다는 점이다. 세계적으로 연간 70억 마리에 이르는 수평아리가 이렇게 폐기되면서 동물복지는 물론 선별과 처분에 따른 비용 문제를 낳고 있다.

이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한 이스라엘 스타트 업이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국립 농업 연구개발기구인 볼카니 연구소와 민간기업 휴민이 설립한 ‘휴민 포울트리’는 14일 “유전자 편집으로 달걀 수정란에서 수컷 배아의 발생을 중지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성염색체 일부를 유전자 편집으로 변형시킨 암탉 ‘골다’가 낳은 알에 청색광을 몇 시간 쬐면 수컷 배아는 발달을 멈추고 암컷만 정상적으로 자라 부화하게 한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회사 쪽은 “골다가 낳은 알은 새로운 유전물질이 들어가지 않아 보통의 달걀과 똑같다”며 “단지 청색광에 반응해 일부 디엔에이가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닭의 성염색체는 암컷(ZW) 수컷(ZZ)인데 암컷의 Z 염색체를 유전자 편집하면 수컷으로 부화할 배아는 발달을 멈춘다. 휴민 포울트리 동영상 갈무리.
닭의 성염색체는 암컷(ZW) 수컷(ZZ)인데 암컷의 Z 염색체를 유전자 편집하면 수컷으로 부화할 배아는 발달을 멈춘다. 휴민 포울트리 동영상 갈무리.

연구 책임자인 유발 시나몬 볼카니 연구소 박사는 이스라엘 매체 ‘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가축 산업에서 가장 심각한 동물복지 문제에 대해 실현 가능한 해법을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 기술이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란계 부화장에서는 병아리가 깨어난 지 며칠 만에 수컷만 골라 가스로 질식시키거나 종종 산 채로 분쇄기에 갈아 폐기 처분해 동물복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산란계 수컷은 빨리 크게 자라는 육계 품종과 경쟁이 안 돼 기르지 않는다. 부화장에서 폐기되는 수평아리는 연간 70억 마리로 추산된다. 세계에서 연간 소비되는 달걀은 2조 개에 이른다.

갓 태어난 병아리 가운데 절반 가량인 수컷은 폐기돼 심각한 동물 복지 문제를 일으킨다. 이정용 기자
갓 태어난 병아리 가운데 절반 가량인 수컷은 폐기돼 심각한 동물 복지 문제를 일으킨다. 이정용 기자

그러나 이번 발표는 동료평가를 거친 학술논문 출판이 아니어서 기술의 실현성이 검증된 것은 아니다. 또 유전자 편집 기술을 적용한 농산물을 시판하려면 각국의 규제를 넘어야 한다.

하지만 일부 동물단체는 이 기술 개발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영국에 기반을 둔 동물단체 ‘컴패션 인 월드 파밍’(CIWF)의 선임 정책자문위원인 피터 스티븐슨은 ‘비비시(BBC)’와의 인터뷰에서 “유전자 편집 기술을 농장동물에 적용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다”면서도 “3년 동안 지켜본 이번 개발은 예외적이며 지지한다”고 말했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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