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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인간과동물

지구는 ‘인간과 가축’의 땅…인류 무게, 육상 포유류 전체의 20배

등록 2023-02-28 11:23수정 2023-02-28 21:34

[애니멀피플]
첫 야생 포유류 센서스 결과…가축도 육상 포유류의 30배
인류 1인당 야생동물 3㎏꼴…흰꼬리사슴, 멧돼지, 코끼리 순
인공물 총량도 생물량 넘어서, “후손 남길 자연 양 우리가 결정”
지구에 사는 포유류를 무게에 따라 크기를 달리해 그리면 인류와 가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야생동물은 미미한 비중에 그친다. 이타이 라버 제공.
지구에 사는 포유류를 무게에 따라 크기를 달리해 그리면 인류와 가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야생동물은 미미한 비중에 그친다. 이타이 라버 제공.
‘비비시’ 방송의 다큐멘터리 ‘행성 지구’를 보면 끝없이 펼쳐진 평원에서 수많은 초식동물이 내달리고 열대우림과 대양도 경이로운 야생동물로 들끓는다. 그러나 첫 지구 차원의 야생포유류 센서스 결과를 보면 지구는 야생포유류가 아니라 인간과 가축의 땅이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 연구소는 28일 지구에 대한 인류의 점증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지구의 야생포유류 전체 생물량(무게)을 추정한 결과 육상에 2000만t 해양에 4000만t이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양은 인류 전체의 중량 3억9000만t과 가축의 총량 6억3000만t에 견주면 보잘것없는 비중이라고 연구자들은 이날 과학저널 ‘미 국립학술원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서 밝혔다. 인류와 가축의 무게는 야생 육상 포유류보다 각각 20배와 30배 무거운 셈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류와 가축이 소수의 야생포유류를 압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구의 육상 포유류는 인구 1인당 3㎏꼴이다.

지구 포유류의 생물량 분포. 네모 하나가 100만t이며 가운데 검은 네모는 인류, 회색은 가축, 초록은 육상 포유류, 파랑은 해양 포유류를 가리킨다. 그린스푼 외 (2023) PNAS 제공.
지구 포유류의 생물량 분포. 네모 하나가 100만t이며 가운데 검은 네모는 인류, 회색은 가축, 초록은 육상 포유류, 파랑은 해양 포유류를 가리킨다. 그린스푼 외 (2023) PNAS 제공.
연구책임자인 론 밀로 교수는 이 연구소 보도자료에서 “이번 연구는 큰 그림을 보려고 한 것”이라며 “포유동물 종의 현란한 다양성은 우리 지구에서 벌어지는 극적인 변화를 가린다”고 말했다. 그는 “생물량이 지구에 어떻게 분포하는지 드러냄으로써 현실을 파악할 정량적인 증거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자들은 기존 센서스 결과로 얻은 자료와, 이를 바탕으로 기계학습을 이용한 모델 계산을 통해 전체 포유동물의 생물량을 추정했다. 그 결과 육상 포유류는 대형 초식동물 6%가 전체 생물량의 5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1㎏ 이하인 소형 포유류는 전체 개체수의 95% 이상을 차지했지만 생물량은 5분의 1에 그쳤다. 대표적인 예로 박쥐는 1200종에 이르러 전체 육상 포유류 종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개체수도 모든 야생포유류의 3분의 2였지만 생물량은 10%였다.

지구 포유류의 생물량 분포는 지구의 주인이 야생동물이 아니라 인류와 가축임을 보여준다. 이타이 라버 제공.
지구 포유류의 생물량 분포는 지구의 주인이 야생동물이 아니라 인류와 가축임을 보여준다. 이타이 라버 제공.
6억3000만t에 이른 가축의 3분의 2는 소였다. 돼지의 무게는 육상 포유류 전체의 약 2배로 나타났다. 개의 무게도 전체 야생 육상 포유류와 비슷했다.

야생 육상 포유류 생물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종은 북미에 4500만 마리가 사는 흰꼬리사슴이었고 이어 세계에 3000만 마리가 서식하는 멧돼지였다. 아프리카코끼리는 무겁지만 개체수가 적어 3위를 기록했다.

연구자들은 “인류와 가축이 야생동물을 압도하지만 그나마 야생포유류의 절반을 차지하는 흰꼬리사슴과 멧돼지도 (대형 포식자 제거 같은) 사람의 영향으로 늘었고 도시 주변에 서식한다”고 논문에 적었다.

전체적으로 야생 육상 포유류 가운데 사슴과 멧돼지 등 발굽이 짝수인 동물(우제류)의 비중은 49%에 이르렀다. 이어 쥐 등 설치류가 16%, 코끼리 8%, 캥거루 등 유대류와 박쥐류가 각각 7%, 인간을 뺀 영장류 4%, 사자 등 식육목 3% 순이었다.

지구에 사는 야생포유류 종류별 생물량 비교. 발굽 동물, 설치류, 코끼리류 등 상위 10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린스푼 외 (2023) PNAS 제공.
지구에 사는 야생포유류 종류별 생물량 비교. 발굽 동물, 설치류, 코끼리류 등 상위 10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린스푼 외 (2023) PNAS 제공.
해양포유류는 육상 포유류의 2배였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은 큰고래, 향고래, 혹등고래 순이었다.

연구자들은 2020년에도 고층건물부터 신문까지 인간이 만든 물체의 총량이 세쿼이아 거목에서 꿀벌까지 생물량을 합친 것을 넘어섰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밀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구환경에 대한) 인류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정량화한 것”이라며 “앞으로 인류가 내리는 결정과 선택이 후세에 남길 자연이 얼마나 될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용 논문: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https://doi.org/10.1073/pnas.2204892120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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