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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인간과동물

냄새로 질병 발견하는 ‘개코’…개만 있는 게 아니네

등록 2023-03-02 13:55수정 2023-03-02 14:11

[애니멀피플]
개미, 벌, 주머니쥐 등 뛰어난 후각으로 질병 알아내
개의 뛰어난 후각 능력은 바이러스를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비영리단체 ‘의료탐지견’ 페이스북
개의 뛰어난 후각 능력은 바이러스를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비영리단체 ‘의료탐지견’ 페이스북

개가 인간의 각종 암, 당뇨병, 파킨슨병 그리고 코로나19를 냄새로 감지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여러 지역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를 연고지로 하는 엔비에이(NBA) 농구팀 ‘마이애미 히트’의 경기장에서는 개들이 코로나19 탐지견으로 일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뛰어난 후각으로 질병을 알아내는 동물이 비단 개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과학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 온라인 판은 지난 28일 코로나19부터 결핵, 유방암, 사슴 전염병 등 각종 질병의 징후를 냄새로 감지하는 놀라운 동물들을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개뿐 아니라 개미 벌 심지어 쥐까지도 냄새로 인간의 질병을 알아내는 능력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개미는 놀라운 지각능력을 보였는데 유럽 전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흑개미는 간단한 훈련으로 소변에서 유방암의 냄새를 식별해냈다.

프랑스 소르본파리노르대학교이 지난 1월 영국 왕립학회저널에 공개한 연구에서 흑개미들은 인간의 유방암 종양을 가진 쥐의 소변 냄새와 건강한 쥐의 소변 냄새를 구별할 수 있었다. 질병은 우리가 배출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질(VOC)를 변화시키는데  우리가 내쉬는 호흡, 땀, 소변, 혈액에서 발견될 수 있다. 개미는 더듬이에 있는 후각 수용체로 이 물질들을 감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꿀벌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냄새로 감지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꿀벌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냄새로 감지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연구자들은 암 샘플 근처에 설탕을 두고 이를 보상으로 주는 방식으로 개미들을 학습시켰는데 개미들은 단 10분 만에 학습을 이해했다. 그 후 종양에 걸린 쥐와 건강한 쥐의 소변 샘플이 담긴 배양 접시를 개미에게 줬더니, 개미들은 암이 있는 샘플 주변에서 20% 더 많은 시간을 머물렀다.

소르본파리노르대학 동물행동학자 파트리시아 데토레 박사는 “냄새는 개미의 주요 의사 소통 수단이다. 체취를 감지해 동료를 인식하고 페로몬을 아주 미세한 농도로 사용해 놀랍도록 복잡한 신호로 의사소통을 한다”고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말했다.

개미와 같은 벌목에 속하는 꿀벌도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SARS-CoV-2)의 냄새를 잘 맡는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지난해 네덜란드 와게닝겐 생물수의학 연구소 과학자들은 현지 꿀벌을 채집해 다양한 샘플의 향기를 맡게 한 다음, 코로나19 양성 물질에 반응하면 달콤한 간식을 줬다.

개미처럼 더듬이로 냄새를 맡는 꿀벌은 개미처럼 단 몇 분만에 훈련을 성공적으로 해냈으며 단 몇 초 만에 코로나19를 구별해냈다. 연구진은 “꿀벌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어떤 냄새를 맡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전통적인 검사가 어려운 외딴 지역에는 꿀벌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아프리카도깨비쥐는 화약 냄새를 맡도록 훈련 받은 뒤 매설된 지뢰를 찾는다. 사진 아포포 제공
아프리카도깨비쥐는 화약 냄새를 맡도록 훈련 받은 뒤 매설된 지뢰를 찾는다. 사진 아포포 제공

지뢰 찾는 ‘동물 영웅’으로 알려진 주머니쥐들도 질병 탐지능력이 확인됐다. 벨기에 비영리 단체인 아포포(APOPO)는 아프리카큰도깨비쥐를 훈련시켜 아프리카 모잠비크, 앙골라, 짐바브웨와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등에서 대인지뢰 탐지를 벌이고 있다. 주머니쥐들은 화약 냄새로 지뢰를 찾아 지금까지 7개국에서 15만 개가 넘는 지뢰를 제거하는데 기여했다.

아포포의 본부가 있는 탄자니아는 지뢰는 없지만 결핵 발병률이 가장 높은 30개 나라 중 한 곳이다. 아포포는 개미가 결핵균을 감지한다는 연구결과에 기반해 주머니쥐에게도 같은 훈련을 시켰다. 쥐에게 사람의 가래에 추출한 결핵균 샘플을 찾아내면 먹이로 보상을 했고, 사람이 이를 보조하는 방식으로 훈련한 것이다.

실제로 지역 보건소에서 탐지 프로그램을 시행했더니 성과가 나타났다. 쥐들에게 검사 샘플을 검사하도록 해서 양성으로 확인된 샘플을 식별하면 보상을 주고, 이미 음성으로 판명된 샘플이더라도 쥐가 경고하면 더 비싼 검사를 시행하도록 한 것이다. 아포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보건소에서 놓친 2만3000건 이상의 사례를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역 보건소의 결핵 진단률을 약 50%이상 개선하는 효과를 가지고 왔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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