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플랜오션 창립기념 행사’에서 이영란 신임 대표가 단체 소개를 하고 있다. 김지숙 기자
“저희는 오늘 ‘지수’를 알리기 위해, ‘지수’를 찾아 확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바다와 해양생물 보호, 지속가능한 어업 확대를 위한 비영리 해양보전 시민단체 ‘플랜오션’이 출범했다. 플랜오션은 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기념 행사를 열고 단체의 설립 취지, 활동 목표 등을 밝히며 공식 활동 시작을 알렸다.
플랜오션 초대 대표는 해양생물 수의사인 이영란씨가 맡았다. 그간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롯데월드아쿠아리움, 세계자연기금(WWF) 등에서 활동해온 이씨는 고래류 전문가로 보다 적극적인 해양 보전활동을 벌이기 위해 플랜오션 설립을 주도했다. 임원으로는 김수암 부경대 교수, 육근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실장, 이정미 엔티티(NTT) 코리아 총괄 부사장, 이성일 부경대 교수, 홍연정 웨스턴동물의료센터 원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반도 서해, 남해에 자주 나타나는 상괭이는 동아시아에만 서식하는 희귀한 소형 돌고래다. 등 지느러미가 없고 수줍은 성격으로 야생상태에서는 목격이 어려운 종이기도 하다. 세계자연기금 제공
이영란 신임 대표는 “전 세계 800만 생물 종 가운데 이미 100만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고, 바다는 이미 66%가 훼손되어 있다. 또한 바다에 살고 있는 물고기의 90%가 한계치까지 사용되고 있거나 한계를 넘어 고갈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는 해양생물 다양성 보전뿐 아니라 물리적·화학적 오염 감소, 수산자원 관리와 남획, 불법 어업 규제, 지속 가능한 어업 방식 개발 등을 활동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플랜오션은 △멸종위기 해양생물 보전을 위한 부검 및 생물학적 연구 △해양환경 기관과의 국내외 협력 네트워크 구축 △‘상괭이 보존센터’ 설치 및 서식 실태 조사 △지속 가능한 수산업 홍보 등을 벌일 예정이다. 앞서 이영란 대표는 지난해 해양수산부, 해양환경공단, 충북대 등과 함께
‘우리 바다 상괭이 이해하기’ 행사를 통해 혼획으로 죽어가는 상괭이의 현실을 알렸다. 또한 2020년에는 세계자연기금 재직 당시 미국해양대기청, 국제포경위원회 전문가가 참여한 ‘황해 상괭이 보전협력’ 국제 컨퍼런스를 기획하기도 했다. 플랜오션은 올해도 이와 비슷한 활동으로 해양 생태계 보전을 위한 연구, 홍보, 교육, 정책제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플랜오션 창립기념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벳 윤상준 기자 제공
플랜오션은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속 가능한 어업 생산물 알리기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 신임 대표는 “이제 시민들도 동물복지 축산물에 대해서는 넓은 인식을 갖고 있지만 수산물 영역은 갈 길이 멀다. 지속 가능한 수산물에 대한 가치와 상식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지수’, 지속 가능한 수산물을 알리고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플랜오션 임원, 발기인, 정부 관계자, 수의학계, 해양 환경단체 참가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김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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