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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무단 이송된 돌고래 태지·아랑이, 수조에 가만히…

등록 2023-04-25 17:38수정 2023-05-09 15:08

[애니멀피플]
거제씨월드로 간 큰돌고래 2마리
움직임 없이 수면에 떠 있는 모습
지난해 4월 제주의 퍼시릭리솜에서 경남 거제씨월드로 반출된 큰돌고래 ‘태지’ ‘아랑이’의 모습이 1년 만에 포착됐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지난해 4월 제주의 퍼시릭리솜에서 경남 거제씨월드로 반출된 큰돌고래 ‘태지’ ‘아랑이’의 모습이 1년 만에 포착됐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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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주의 돌고래 체험시설 퍼시픽리솜에서 경남 거제씨월드로 무단 이송된 큰돌고래 2마리의 모습이 1년 만에 공개됐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25일 “그동안 거제씨월드의 비협조로 확인할 수 없었던 큰돌고래 ‘태지’ ‘아랑이’의 모습을 최근 현장 답사를 통해 촬영했다”며 30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두 마리의 돌고래는 주둥이만 수면 밖으로 내민 채 수조 가장자리 수면에 가만히 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단체는 “야생 상태의 돌고래들은 항상 활발하게 움직이며 먹이 활동, 사교 행동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휴식을 취할 때도 천천히 유영을 하는데 현재 수조 안 태지와 아랑이는 움직임이 거의 없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태지와 아랑이는 호반그룹 계열사인 퍼시픽리솜이 2021년 돌고래 쇼 운영을 중단하면서 지난해 4월 거제씨월드로 옮겨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두 업체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돌고래 이송에 필요한 신고 절차를 어긴 채 무단으로 반출해 지난달 검찰에 기소됐다. 현행법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해양보호생물인 돌고래를 이관하기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허가(해양생태계법 제20조)를 얻고, 환경부의 신고 절차(야생생물법 제16조 제6항)를 마치도록 하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돌고래들의 무단 반출 뒤 정부와 전문가, 시민단체 등으로 조직된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돌고래들의 건강과 사육환경을 조사하자고 제안했으나 거제씨월드 쪽에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영상은 단체가 수족관에 관람객으로 입장해 직접 촬영한 것이다.

이들은 “퍼시픽리솜은 바다쉼터가 조성되면 돌고래들을 바다쉼터로 내보내기로 거제씨월드와 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가 하루빨리 바다쉼터 조성을 위해 노력해 태지와 아랑이를 콘크리트 수조에서 내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제주 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17년간의 수족관 생활 끝에 야생방사 됐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모습이 관찰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16일 방사 당일 비봉이의 모습. 해양수산부 제공
지난해 10월 제주 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17년간의 수족관 생활 끝에 야생방사 됐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모습이 관찰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16일 방사 당일 비봉이의 모습. 해양수산부 제공

하지만 국내 수족관 돌고래를 위한 바다쉼터 예산은 번번이 삭감되고 있는 실정이다. 해양수산부는 2021년부터 ‘고래류 바다쉼터 조성 타당성 검토 및 기본계획 용역비’ 예산 2억원을 요청했지만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기획재정부에 의해 전액 삭감됐다.

문제는 두 업체의 반출 행위가 재판을 통해 위법으로 판결이 나더라도 돌고래들을 몰수해 보호할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국내 수족관들은 고래류의 체험·전시가 중단되는 국제적 흐름과 국내 비판적 여론 탓에 추가적인 돌고래 도입을 꺼리는 추세다. 게다가 일본에서 수입된 큰돌고래인 태지, 아랑이는 국내 해역에 야생 방사할 수 없어 바다쉼터 조성이 유일한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태지, 아랑이와 함께 퍼시픽리솜에서 지냈던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방사 논의 과정에서도 바다쉼터 필요성은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방사 이외에 바다쉼터 건립 등 다른 보호방안의 대책 마련 이전에 방사가 강행됐다. 비봉이는 지난해 10월 약 2개월간의 야생적응 훈련을 마친 뒤 방사됐고,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모습이 관찰되지 않고 있다.

동물단체들은 비봉이가 적응에 실패해 사실상 폐사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시 동물단체들은 비봉이가 17년간 수족관 생활을 한 점 등을 들어 방사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해양수산부와 비봉이 방류협의체의 주도로 결국 방사가 진행됐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경남 거제씨월드를 찾아 드론으로 큰돌고래 ‘태지’ ‘아랑이’가 지내고 있는 수조를 상공에서 촬영했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경남 거제씨월드를 찾아 드론으로 큰돌고래 ‘태지’ ‘아랑이’가 지내고 있는 수조를 상공에서 촬영했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한편 현재 거제씨월드에는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한 큰돌고래 6마리, 러시아 수입 벨루가 3마리, 퍼시픽리솜에서 이송된 큰돌고래(태지, 아랑이) 2마리 등 총 11마리의 고래류가 사육되고 있다. 큰돌고래 2마리는 돌고래쇼에, 4마리는 체험프로그램에 이용되고 있으며 태지와 아랑이는 이들과 다른 수조에서 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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