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무표정하게 중력 장악하는 고양이부터
출산 장려 토끼, 느림 강조 나무늘보까지
동물 주인공 내세운 상업·공익 광고 돋보여
일본의 한 게임 광고에 등장한 ‘중력 고양이’.
너무 귀여워서 ‘건너뛰기’ 버튼을 누를 수 없는 광고들이 있다. 다둥이 비결을 털어 놓은 토끼들과 지하철 안전을 책임지는 나무늘보, 중력을 지배하는 고양이가 최근 세계 각지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클리오 광고제와 칸 라이언즈 스파이크스 아시아 그랑프리 심사위원을 ‘심쿵’하게 만든 ‘중력 고양이’가 있다. 일본 주식회사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이먼트’의 플레이스테이션 전용 게임 ‘그래비티 러쉬 2’의 광고에 등장하는 고양이가 그 범인이다. 5분짜리 중력 고양이 광고에서 고양이는 반려인을 피해 중력을 거슬러 이리저리 도망을 다닌다. 그래비티 러쉬2는 중력을 이용하는 능력을 가진 한 소녀가 주인공인 게임이다.
공익광고에서도 동물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폴란드 정부는 지난 8일 출산 장려를 위해 토끼들의 다둥이 비결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폴란드의 합계 출산율은 1.32명에 불과하다. 토끼는 일년에 약 40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다.
토끼는 “부모가 될 계획이 있다면 이 비결을 참고하라”며 다둥이의 비결을 전수했다. 토끼는 화면 속에서 깡충깡충 뛰어다니며 많이 움직이기, 건강하게 먹기, 스트레스 받지 않기를 꼽았다.
광고 속에 등장한 이 토끼의 부모 토끼는 63마리의 자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보건부 장관은 이 광고와 함께 성명을 통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서울 지하철 1~8호선에서는 지하철 안내 수칙을 알려주는 나무늘보를 볼 수 있다. 지난 9월18일부터 웅진식품 하늘보리 캐릭터 ‘하늘보’를 주연으로 하는 공익광고 영상이 지하철 내부 영상 매체에 게시되고 있다. 영상은 하늘보가 안전하게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모습과 전동차 하차 시 미리 준비하는 모습을 담았다.
하늘보의 공익광고 영상은 서울교통공사가 먼저 웅진식품 측에 업무 협약 제의를 하면서 제작됐다. 서울교통공사 보도팀 정승욱 과장은 “지하철 내 안전 홍보 방안을 고심하다가 하늘보를 보고 웅진식품 측에 먼저 협업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내 안전사고는 승객들이 서두르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정승욱 과장은 “하늘보의 여유롭고 느긋하고 낙천적인 지하철 이용 모습을 승객들이 보고 배우면 지하철 내 안전사고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은 광고계의 대표 흥행요소다. 상업광고에서는 상품과 동물의 닮을 점을 부각하고, 반려동물의 친근함을 활용해 판매와 연관시키는 경향이 강하고, 공익광고에서는 동물의 생명력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평론가이자 심리학자인 심영섭씨는 “동물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은 사람들의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책임과 의무를 지고 사는 성인들이 동물을 보며 순수함과 본능적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광고의 주인공으로 동물이 많이 등장한다”며 설명을 덧붙였다.
박지슬 교육연수생 sb02208@naver.com,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