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애피-에어비앤비 첫 ‘동물파티’
대한민국 ‘동물 셀럽’ 한자리 모여
동물과 공존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5일 서울 중구 위워크 을지로점에서 ‘애니멀피플’과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가 함께 연 ‘어서 와, 동물 파티는 처음이지?’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가랑비가 촉촉히 내리던 봄 밤, 동물에 대해서만 말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만 모인 파티가 열렸다. 4월5일 저녁 6시30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위워크 을지로점에서 한겨레 동물 전문 매체 ‘애니멀피플’(애피)과 세계 최대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가 함께 연 ‘어서 와, 동물파티는 처음이지?’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행사 전 사전 참가 신청이 하루 만에 마감된 데 이어 이날 궂은 날씨에도 대부분의 초대 손님이 동물파티를 찾았다. ‘애피’ 필진과 독자, 정치인, 가수, 수의사, 동물단체 활동가 등 14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동물과 사람의 공존’이라는 주제 아래 이야기를 나눴다.
‘애피’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축하 인사에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아무도 관심 갖지 않고 흩어져 있는 동물의 권리를 위해, 동물 기본권 발의를 앞두고 있다.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 개정안에 ‘동물보호’가 명시된 데 따라 국회 안에서도 최선을 다해 돌고래·고양이·강아지의 대변인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토크 콘서트 ‘우다다 고양이 수다’를 보여준 김하연 길고양이 사진가, 박정윤 수의사, 이승한 티브이칼럼니스트(왼쪽부터).
가수 배다해씨는 이날 행사 끝까지 함께하며 동물보호에 대한 열정을 과시했다.
영상으로 축사를 전달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반려견 ‘대박이’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동물이 인간과 함께 잘 사는 것이 함께 사는 사회의 전제라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기쁘고 반갑다”며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의 존엄과 가치”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학대 없는 세상,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고 더 살기 좋은 지구를 만들어가는 길이 되길 바란다”며 축하의 말을 보냈다. ‘동물 셀럽’의 축하 영상도 빠지지 않았다. 인스타그램 12만 팔로워를 자랑하는 ‘우주대스타’ 제주 고양이 히끄는 마치 축하하러 당장 달려올 듯한 모습을 연출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국회에서 최선을 다해 돌고래·고양이·강아지의 대변인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동물권 앨범 프로젝트 ‘동물의 안녕’이 공연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야생동물 △우리 가까이에 있는 동물 △동물과의 여행을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도 마련했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협회 이사장은 조홍섭 ‘애피’ 기자와 함께 ‘동물 사진 촬영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 아래 아름다운 새 사진을 소개했다. 그는 가깝고도 멀리 있는 야생 조류를 잘 촬영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다림’이며, 새를 둘러싼 주변 환경까지 한번 더 생각하고 바라보는 넓은 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시대의 반려동물 고양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프로그램인 ‘우다다 고양이 수다’에는 김하연 길고양이 사진가, 박정윤 올리브 동물병원장, 이승한 티브이 칼럼니스트가 나섰다. 박정윤 수의사와 김하연 작가는 공통적으로 고양이와 잘 지내기 위해서는 고양이를 사람의 시선으로 보지 않고, 고양이의 언어와 감각으로 이해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재은 ‘에어비앤비' 파트너십 팀장은 동물 친화적인 근무 환경과 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여행에 대해 소개했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통가 바다 속에서 고래를 만나기도 한 그는 반려동물 입장이 가능한 숙소를 소개했다. 지난해 반려견을 떠나 보낸 그는 일주일간 휴가를 얻어 슬픔을 잘 다스릴 수 있었다는 경험을 나누며 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는 사회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음을 공유하기도 했다.
아이와 함께 동물파티에 참석한 애피 객원기자 마용운 굿어스 대표.
독자와 함께 동물파티에 참여한 개가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어서 와, 동물 파티는 처음이지?’에 참가한 애니멀피플 스태프, 초대 손님, 독자가 행사가 끝난 뒤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축하공연을 펼친 동물권 앨범 프로젝트 ‘동물의 안녕’ 밴드는 ‘너의 세상’ 등 두 곡의 노래로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웠다. 특히 ‘너의 세상’은 이름을 잃어버린 유기견들의 이야기를 담은 곡으로, 버려지기 전의 기억에 고여있는 유기견들의 입장을 되돌아보게 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 한 켠에 마련된 용인 ‘개떼놀이터’의 동물행동 상담소는 반려견의 행동을 이해하고 싶어하는 반려인들로 붐볐다. 상담에 나선 전호윤 훈련사는 “밥 먹을 틈 없이 두 시간 넘게 쉬지 않고 상담했지만, 반려인들이 평소 얼마나 동물의 행동을 이해하고 싶어하는지 알 수 있었다. 많은 궁금증을 해소해 드린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글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사진 박선하 피디 sal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