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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인간과동물

캣맘들이 지켜낸 고양이 급식소

등록 2019-03-15 11:14수정 2019-03-15 15:30

[애니멀피플]
공원 내 급식소 민원 이어지자 철거 통보
캣맘들 나서 대안 제시…구청과 협의 끝에 유지키로
마산합포구청이 가포해안변공원 길고양이 급식소에 부착한 자진철거 요청문. 윤강석씨 제공
마산합포구청이 가포해안변공원 길고양이 급식소에 부착한 자진철거 요청문. 윤강석씨 제공
지난 3일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글에 전국의 캣맘과 캣대디들은 분노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해안변공원에 차려진 길고양이 급식소를 15일까지 철거해야 한다는 소식이었다. 당장 보금자리를 잃게 될 고양이들을 걱정하는 사람들로 창원시청 게시판과 마산합포구청에 민원이 속출했다.

마산합포구청에 따르면, 가포해안변공원에 급식소가 설치된 시기는 2016년 하반기. 한 시민이 고양이를 돌보는 것에서 시작했다. 시민 ㄱ씨는 자신의 전화번호가 적힌 안내문을 붙인 종이박스를 급식소 삼아 두고 고양이들을 돌봤다. 그러나 안내문에 적힌 전화번호로 항의 전화가 계속됐다. 고양이 때문에 냄새도 나고 보기 안 좋다는 내용이었다. ㄱ씨는 결국 손을 뗐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해안변공원에 있는 길고양이 급식소. 윤강석씨 제공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해안변공원에 있는 길고양이 급식소. 윤강석씨 제공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지자 공원을 방문하는 인근 주민 네 명이 모여 공동 관리에 나섰다. 2018년엔 급식소도 재정비했다. 기존 급식소는 종이박스라 비가 오면 젖는 데다 바닷바람에 날아갈 수도 있었다. 이들은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구조의 플라스틱 집을 마련했다. 그렇게 3년 넘게 10마리 정도의 고양이들을 보살피고 있다. 더럽다는 민원이 들어올까 봐 걱정이 된 네 사람은 돌아가며 주변 청소도 철저히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공원 방문객들이 늘면서 고양이 급식소에 대한 민원이 많아졌다. 이에 마산합포구청은 지난 23일 급식소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서 금지하는 ‘심한 소음 또는 악취가 나게 하는 등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자진철거 요청문을 부착하기에 이르렀다.

마산합포구청 공원녹지 담당자는 “관리자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민원이 계속돼 조처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캣맘들은 반발했다. 급식소를 관리하는 캣맘 한아무개씨는 “급식소를 이전하는 건 ‘양보’할 수 있지만 갑자기 보금자리를 옮겨선 안 된다. 시차를 두고 천천히 옮겨야 한다”는 의견을 구청에 전했다.

캣맘들의 의견을 접수한 구청은 지난 13일 급식소 운영자들과 대안을 찾기 위해 협의했다. 그 결과 급식소를 나무로 다시 제작하고, 시차를 두고 급식소를 공원 옆 한적한 곳으로 옮기기로 합의했다. 또한 설치 이후에도 캣맘들과 구청이 수시로 합의하면서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캣맘 한씨는 “(급식소를 유지해달라고 구청에 전화하는 등) 도움을 주신 분들 덕분에 급식소를 지켜낼 수 있었다. 구청에서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 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길고양이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다. 많은 이들이 열린 마음으로 길고양이 문제를 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진희 교육연수생,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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