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혼자가 아니야: 나, 우리, 지구 그리고 비건 ①
애피의 ‘저탄소 식당’으로 오세요
1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10명의 비건 지향’을 꿈꾸며
애피의 ‘저탄소 식당’으로 오세요
1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10명의 비건 지향’을 꿈꾸며
“한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10명의 비건 지향인이 바람직하다”는 한 비건 활동가의 말에 따라 각자의 자리에서 최대한 비건을 지향해보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5월18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제6회 비건페스티벌 모습. 비건페스티벌코리아 제공
▶텀블벅 홈페이지( https://tumblbug.com) 에서 ‘애니멀피플’을 검색해보세요 애니멀피플(이하 애피)은 ‘동물권’을 다루는 기사를 씁니다. 그러나 고백하자면, 우리는 비건이 아니었습니다. 팀 회의가 있는 날엔 종종 삼겹살 회식도 했습니다.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은 알고 있었습니다. 고통받는 동물들에 대해서도 잘 압니다. 다만 ‘그래도 고기는 먹어야 한다’는 관습에 젖어 있었습니다. 동물과 환경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도 동물을 먹는 것에 대해 우리끼리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적도 없었습니다. 비건을 위한 기사를 쓰기로 마음 먹은 직후부터 숱한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공장식 축산이 안된다면 동물복지 농장의 고기를 먹는 것은 괜찮지 않을까. 채소만 먹는다면 단백질 보충은 어떻게 하는 걸까. 비건으로 살면서 과연 사회 생활이 가능한 걸까. 궁금한 것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_______
애피, 초보 비건이 되다 독자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부터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비건이 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애피 기자들은 10월 초부터 비건을 지향하는 ‘세미 비건’이 됐습니다. “한 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열 명의 ‘비건 지향인’이 바람직하다”는 어느 비건 활동가의 말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대한 비건을 지향해보기로 했습니다. 애피 기자들의 처지와 환경은 서로 다릅니다. 비건을 지향하는 삶의 형태도 다릅니다. 1인 가구인 김지숙 기자는 우리 가운데 가장 철저하게 비건식을 챙기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에서 비건식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2~3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국내 최대 비건문화 축제 ‘제7회 비건 페스티벌’ 현장. 비건페스티벌 코리아 제공
행복한 비건들을 만나다 우리에겐 선생님이 필요했습니다. 낯선 요리에 레시피가 필요하듯 낯선 일상에 적응할 노하우가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이 길을 먼저 간 ‘구루’(guru: 스승을 일컫는 힌두어)들이 있었습니다. 애피는 지난 10월~11월 두 달 동안 30여명의 비건을 만났습니다. 작가, 셰프, 직장인, 의사, 운동선수, 동물단체 활동가, 젊은 여성, 어린이까지 다양했습니다. 그들은 비건이 ‘까다로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줬습니다. 비건 식단이 궁금했던 우리에게 그들은 ‘세상과 내가 관계를 맺는 새로운 방식’이야말로 진정한 비건의 삶이라는 것을 일깨워줬습니다.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 위치한 비건 레스토랑 ‘소식’ 메뉴 중 하나인 ‘토끼의 사찰’. 토끼의 사찰은 소식 안백린 셰프가 직접 공수한 제철 채소와 아몬드 리코타 치즈가 어우러진 샐러드다.
비건, 먹는 것 이상의 무엇 비건의 세계로 나아가려는 우리의 여행은 먹는 것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진정한 비건은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을 뿐 아니라, 입고 쓰는 모든 것에서 동물을 착취한 제품도 거부합니다. 동물의 가죽과 털로 만든 의류를 피하고,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 소비재도 쓰지 않습니다. 나아가 오랑우탄의 서식지를 파괴하여 생산되는 팜유, 해양생물의 생명을 위협하는 플라스틱 사용도 반대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너무 극단적이지 않으냐고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지만, 이는 이미 세계적 흐름이 됐습니다. 구찌, 아르마니, 휴고 보스, 캘빈 클라인 등 여러 패션 브랜드들은 이미 동물의 털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도 올해부터 모든 의상에서 진짜 모피 대신 인조 모피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페이퍼 레더 카드지갑과 파우치
비건, 맛있게, 힙하게, 애피하게 먹고 살기도 바쁜데 비건에 도전하고 실천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까? 고기를 먹어야 힘이 나는데, 풀떼기만 먹고 버틸 수 있을까? 불쌍한 건 동물만이 아닌데 식물은 마음껏 먹어도 괜찮을까? 애피 기자들은 이런 질문을 품고 직접 몸으로 부딪혀 얻은 대답을 10여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비건에게 어울리는 선물도 준비했습니다. 식물성 한지로 만든 카드지갑과 파우치, 계절별 비건 레시피와 요리법을 안내하는 달력 등을 텀블벅 펀딩 ‘모두를 위한 이기적 선택: 저탄소 비건 식당에 초대합니다’를 통해 받을 수 있습니다.
2020 비건 레시피 캘린더 6월의 레시피 ‘토마토 둥둥 태운, 호박 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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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아니야: 나, 우리, 지구 그리고 비건
비건을 지향하는 애니멀피플 suoop@hani.co.kr
#2회 ‘당신은 몇 퍼센트 비건인가요?’에서는 책 <아무튼 비건>의 저자 김한민 작가와 함께 새로운 비건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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