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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인간과동물

비건, 혼자가 아니야, 혼자를 위한 것도 아니야

등록 2019-11-19 16:43수정 2019-11-22 14:44

[애니멀피플] 혼자가 아니야: 나, 우리, 지구 그리고 비건 ①
애피의 ‘저탄소 식당’으로 오세요
1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10명의 비건 지향’을 꿈꾸며
“한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10명의 비건 지향인이 바람직하다”는 한 비건 활동가의 말에 따라 각자의 자리에서 최대한 비건을 지향해보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5월18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제6회 비건페스티벌 모습. 비건페스티벌코리아 제공
“한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10명의 비건 지향인이 바람직하다”는 한 비건 활동가의 말에 따라 각자의 자리에서 최대한 비건을 지향해보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5월18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제6회 비건페스티벌 모습. 비건페스티벌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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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이하 애피)은 ‘동물권’을 다루는 기사를 씁니다. 그러나 고백하자면, 우리는 비건이 아니었습니다. 팀 회의가 있는 날엔 종종 삼겹살 회식도 했습니다.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은 알고 있었습니다. 고통받는 동물들에 대해서도 잘 압니다. 다만 ‘그래도 고기는 먹어야 한다’는 관습에 젖어 있었습니다. 동물과 환경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도 동물을 먹는 것에 대해 우리끼리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적도 없었습니다.

비건을 위한 기사를 쓰기로 마음 먹은 직후부터 숱한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공장식 축산이 안된다면 동물복지 농장의 고기를 먹는 것은 괜찮지 않을까. 채소만 먹는다면 단백질 보충은 어떻게 하는 걸까. 비건으로 살면서 과연 사회 생활이 가능한 걸까. 궁금한 것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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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피, 초보 비건이 되다

독자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부터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비건이 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애피 기자들은 10월 초부터 비건을 지향하는 ‘세미 비건’이 됐습니다. “한 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열 명의 ‘비건 지향인’이 바람직하다”는 어느 비건 활동가의 말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대한 비건을 지향해보기로 했습니다.

애피 기자들의 처지와 환경은 서로 다릅니다. 비건을 지향하는 삶의 형태도 다릅니다. 1인 가구인 김지숙 기자는 우리 가운데 가장 철저하게 비건식을 챙기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에서 비건식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2~3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국내 최대 비건문화 축제 ‘제7회 비건 페스티벌’ 현장. 비건페스티벌 코리아 제공
지난 11월 2~3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국내 최대 비건문화 축제 ‘제7회 비건 페스티벌’ 현장. 비건페스티벌 코리아 제공

3인 가족인 신소윤 기자는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주말에만 비건을 유보하고 있습니다. 평일에는 최대한 비건식을 챙겨 먹습니다. 60대의 조홍섭 기자는 평소에도 채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해왔습니다만, 최근에는 음식에 조금씩 들어가는 동물성 원재료를 식물성으로 대체했습니다. 최근 2인 가족을 꾸린 박현철 팀장은 점심에 채식 도시락을 먹으며 해산물까지 허용하는 페스코가 됐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그동안 익숙했던 육식과 이별하는 일은 새로운 식재료와 조리법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헐레벌떡 뛰어나와야 하는 아침에는 무엇을 먹을지, 낯선 동네에선 어떤 식당을 찾아야 할지, 가족·친구와 함께 보내는 주말에도 비건의 삶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이어졌습니다. 이제 그 이야기를 여러분들과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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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비건들을 만나다

우리에겐 선생님이 필요했습니다. 낯선 요리에 레시피가 필요하듯 낯선 일상에 적응할 노하우가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이 길을 먼저 간 ‘구루’(guru: 스승을 일컫는 힌두어)들이 있었습니다. 애피는 지난 10월~11월 두 달 동안 30여명의 비건을 만났습니다. 작가, 셰프, 직장인, 의사, 운동선수, 동물단체 활동가, 젊은 여성, 어린이까지 다양했습니다.

그들은 비건이 ‘까다로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줬습니다. 비건 식단이 궁금했던 우리에게 그들은 ‘세상과 내가 관계를 맺는 새로운 방식’이야말로 진정한 비건의 삶이라는 것을 일깨워줬습니다.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 위치한 비건 레스토랑 ‘소식’ 메뉴 중 하나인 ‘토끼의 사찰’. 토끼의 사찰은 소식 안백린 셰프가 직접 공수한 제철 채소와 아몬드 리코타 치즈가 어우러진 샐러드다.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 위치한 비건 레스토랑 ‘소식’ 메뉴 중 하나인 ‘토끼의 사찰’. 토끼의 사찰은 소식 안백린 셰프가 직접 공수한 제철 채소와 아몬드 리코타 치즈가 어우러진 샐러드다.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서 비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안백린 셰프는 채소와 콩이 어우러진 감각적 요리를 보여줬습니다. 채식이 맛없고 힘든 것을 억지로 먹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해군 장교 출신으로 해경특공대 전술자문을 맡기도 했던 이재준 몸마음연구소 대표는 비건이 결코 ‘영양실조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줬습니다.

책 <아무튼, 비건>을 펴낸 김한민 시셰퍼드 활동가는 우리에게 비건의 철학적 깊이를 안내해줬습니다. 유튜버 ‘초식마녀’의 박지혜씨와 양다솔 작가는 비건으로서 직장에서 생활하는 노하우를 나눠줬습니다. 이제 그들의 철학, 일상, 습관, 노하우를 여러분들에게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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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먹는 것 이상의 무엇

비건의 세계로 나아가려는 우리의 여행은 먹는 것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진정한 비건은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을 뿐 아니라, 입고 쓰는 모든 것에서 동물을 착취한 제품도 거부합니다. 동물의 가죽과 털로 만든 의류를 피하고,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 소비재도 쓰지 않습니다. 나아가 오랑우탄의 서식지를 파괴하여 생산되는 팜유, 해양생물의 생명을 위협하는 플라스틱 사용도 반대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너무 극단적이지 않으냐고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지만, 이는 이미 세계적 흐름이 됐습니다. 구찌, 아르마니, 휴고 보스, 캘빈 클라인 등 여러 패션 브랜드들은 이미 동물의 털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도 올해부터 모든 의상에서 진짜 모피 대신 인조 모피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페이퍼 레더 카드지갑과 파우치
페이퍼 레더 카드지갑과 파우치

다만 평범한 시민들도 그런 삶을 살 수 있을지 우리는 궁금했습니다. 애피는 ‘비건 소비재’를 구하는 방법도 알아봤습니다. 국내 비건 패션을 주도하고 있는 패션 브랜드 ‘비건 타이거’, ‘낫 아워스’ 등을 만나, 동물의 희생 없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는 노하우를 물었습니다. 한지 가죽을 이용한 지갑, 파우치 등을 제작하는 일에도 뛰어들어 보았습니다. 동물을 착취하지 않고도 우아하고 아름다운 의복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지혜를 여러분들과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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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맛있게, 힙하게, 애피하게

먹고 살기도 바쁜데 비건에 도전하고 실천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까? 고기를 먹어야 힘이 나는데, 풀떼기만 먹고 버틸 수 있을까? 불쌍한 건 동물만이 아닌데 식물은 마음껏 먹어도 괜찮을까?

애피 기자들은 이런 질문을 품고 직접 몸으로 부딪혀 얻은 대답을 10여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비건에게 어울리는 선물도 준비했습니다. 식물성 한지로 만든 카드지갑과 파우치, 계절별 비건 레시피와 요리법을 안내하는 달력 등을 텀블벅 펀딩 ‘모두를 위한 이기적 선택: 저탄소 비건 식당에 초대합니다’를 통해 받을 수 있습니다.

2020 비건 레시피 캘린더 6월의 레시피 ‘토마토 둥둥 태운, 호박 보트’
2020 비건 레시피 캘린더 6월의 레시피 ‘토마토 둥둥 태운, 호박 보트’

그 선물의 대미는 ‘일일 비건 식당’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다함께 실천할 수 있는 비거니즘을 위해 여러 비건들이 만나 이야기하고 체험하는 ‘저탄소 식당’을 2020년 1월 개업합니다. 나, 우리, 지구를 위한 음식을 먹고 나누는 ‘저탄소 식당 체험권’ 역시 텀블벅 펀딩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비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앞당겨보려는 이번 기획을 많이 응원하고 후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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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벅 홈페이지(https://tumblbug.com)에서 ‘애니멀피플’을 검색해보세요
혼자가 아니야: 나, 우리, 지구 그리고 비건
비건을 지향하는 애니멀피플 suoop@hani.co.kr
#2회 ‘당신은 몇 퍼센트 비건인가요?’에서는 책 <아무튼 비건>의 저자 김한민 작가와 함께 새로운 비건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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