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애니멀피플 인간과동물

18살 큰돌고래 ‘안덕이’ 제주서 폐사…올해만 세번째 ‘수족관 죽음’

등록 2020-10-07 11:59수정 2020-10-07 15:16

[애니멀피플]
2011년 일본서 수입 돌고래, 제주 마린파크서 폐사
맹성규 의원 “늦기전에 방류·바다쉼터 조성 논의해야”
2012년 2월 서울동물원 해양관에서 돌고래쇼를 하고 있는 제돌이.  강재훈 선임기자
2012년 2월 서울동물원 해양관에서 돌고래쇼를 하고 있는 제돌이. 강재훈 선임기자
제주 서귀포시의 고래사육시설 ‘마린파크’에서 큰돌고래 한 마리가 지난 8월 폐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화아쿠아플라넷 여수,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 이어 올해 3번째 수족관 내 죽음이다.

7일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인천 남동갑,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28일 제주 마린파크에서 사육중이던 암컷 큰돌고래 ‘안덕’이 폐사했다. 안덕은 2011년 9월 마린파크가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한 개체로, 수족관쪽이 밝힌 추정 나이는 40살이다.

마린파크는 지난 7월 말 맹성규 의원이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를 통해 전국 수족관의 돌고래 건강상태를 확인할 당시 유일하게 수의사 소견서를 제출하지 않은 시설이다. 당시 마린파크는 “사육중인 큰돌고래 4마리 모두 대체적으로 건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육안 점검을 통한 진단서는 발급이 불가하다”는 답변만 내놓았다.

안덕의 폐사는 9월10일 해수부의 ‘고래류 전시사육시설 수족관 실태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해수부는 최근 국내 수족관 고래들의 잇따른 폐사와 동물학대 비판에 지난달부터 전국 7개 고래류 보유 수족관의 사육현황과 서식환경 등을 점검하는 조사를 벌이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돌고래가 잇따라 폐사한 것과 관련해 관리책임자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돌고래가 잇따라 폐사한 것과 관련해 관리책임자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국내 고래류 사육시설 개체현황. 핫핑크돌핀스 제공
국내 고래류 사육시설 개체현황. 핫핑크돌핀스 제공
마린파크는 실태조사 이후 9월14일 뒤늦게 돌고래의 폐사사실을 등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폐사한 안덕을 비롯해 마린파크 돌고래들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야생생물의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에 따라 폐사 사실을 환경민원포털에 등록하게 되어 있다.

2008년 개관한 마린파크에서는 최근 10년간 모두 5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했다. 2010년 2마리가 심장마비와 폐렴으로 폐사했고, 2014년에는 ‘알콩’이가 림프선농양으로 폐사했다. 이어 2015년에는 수족관 생활이 1년이 채 되지 않은 돌고래 ‘솔잎’이 당뇨로 죽었다. 이번에 폐사한 안덕까지 5마리의 돌고래들이 수입된지 평균 3년이 되지 않아 폐사한 것이다.(▷관련기사: ‘수조 감옥’에서 짧은 생 사는 돌고래)

이번에 폐사한 안덕의 경우, 마린파크 쪽이 밝힌 사인은 면역력 저하에 따른 노령사였으나 부검이나 사인 규명 없이 사체가 이미 폐기돼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

40살이라는 안덕의 나이도 불분명하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안덕의 추정 나이는 올해 19살이다. 지난해 핫핑크돌핀스가 촬영한 영상에는 마린파크 조련사가 "올해 18살이 된 안덕"이라고 소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는 “마린파크가 돌고래 폐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안덕의 나이를 부풀린 것 같다. 2011년 수입 당시 보도자료에도 7~8살이라고 밝혔지만, 뒤늦게 수입 때 이미 25살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의사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나이 40살은 수입 당시 나이를 추산해 작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마린파크에는 이번에 폐사한 안덕과 마찬가지로 일본 다이지에서 포획된 암컷 ‘화순’(2009년 수입)과 수컷 ‘달콩’(2011년 수입), ‘낙원’(2015년 수입) 세 마리가 남아있다. 이들은 수심 5m에 해수 1200t이 채워져 있는 야외수조에서 사육되고 있으며, 실내수조는 바닷물 9000t이 채워져 있다.

지난해 9월 제주 마린파크에서 조련사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마린파크는 거제씨월드, 제주 퍼시픽랜드와 함께 대표적으로 돌고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수족관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해 9월 제주 마린파크에서 조련사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마린파크는 거제씨월드, 제주 퍼시픽랜드와 함께 대표적으로 돌고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수족관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마린파크는 거제씨월드, 제주 퍼시픽랜드와 함께 대표적으로 돌고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수족관이다. 지난 6월 거제씨월드 돌고래 라이딩 체험이 큰 논란을 일으킨 뒤에도 계속해서 생태설명회, 돌고래조련사체험, 돌핀스위밍, 돌핀태교 등의 이름으로 고래들을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맹성규 의원은 “더 이상의 돌고래 죽음을 막기 위해서는 수족관 내 해양포유류 사육에 대한 근본적으로 고민을 해야할 때”라며 “동물원, 수족관을 단순히 동물을 전시하는 오락공간에서 동물복지를 실현하는 교육의 장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맹 의원은 “사육곰의 경우 작년부터 불법증식 문제 해결을 위해 몰수동물 보호시설을 추진해 내년 정부예산에 설계비가 반영됐다. 이런 부분을 참고해 고래류 동물들도 늦기 전에 방류 및 바다쉼터 조성 논의를 시작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애니멀피플] 핫클릭

1600㎞ 날아가 날개 부러진 채 발견된 21살 매의 노익장 1.

1600㎞ 날아가 날개 부러진 채 발견된 21살 매의 노익장

노화의 3가지 수의학적 지표…우리 멍냥이는 ‘어르신’일까 2.

노화의 3가지 수의학적 지표…우리 멍냥이는 ‘어르신’일까

새끼 지키려, 날개 부러진 척한다…댕기물떼새의 영리한 유인 기술 3.

새끼 지키려, 날개 부러진 척한다…댕기물떼새의 영리한 유인 기술

개선충에 감염돼 ‘돌덩이’가 된 너구리의 눈물 4.

개선충에 감염돼 ‘돌덩이’가 된 너구리의 눈물

‘플레이아쿠아리움’ 수족관이라더니…단칸방에 무기력한 사자가? 5.

‘플레이아쿠아리움’ 수족관이라더니…단칸방에 무기력한 사자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