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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그릇 꽝꽝 어는 혹한…길고양이 위한 작은 실천

등록 2020-12-16 16:18수정 2020-12-16 17:06

[애니멀피플]
연이은 영하 혹한에 캣맘·캣대디들은
겨울집, 물그릇, 먹이주기 팁 공유중
추위와 눈, 비를 피하기 힘든 겨울철은 길고양이에게 무엇보다 혹독한 계절이다. 사진은 다큐멘터리 ‘개와 고양이를 위한 시간’의 한 장면. 투아이드 필름 제공
추위와 눈, 비를 피하기 힘든 겨울철은 길고양이에게 무엇보다 혹독한 계절이다. 사진은 다큐멘터리 ‘개와 고양이를 위한 시간’의 한 장면. 투아이드 필름 제공

“여러분 길고양이들을 보면 먹이나 간식보다 미지근한 물 한그릇을 떠놔주세요”

주말부터 이어진 혹한에 길고양이의 수호자들은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길고양이 밥 자리에 놓아둔 물과 먹이가 얼어붙기 시작한 것. 주민들의 이해로 겨울집이 설치된 곳이 있는가 하면 물, 밥자리도 이웃의 눈치를 보며 간신히 유지하는 게 대부분의 현실이다.

혹독한 계절을 나고 있을 길고양이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은 무엇일까. 캣맘·캣대디들이 SNS를 통해 공유한 꿀팁부터 동물단체들이 정리한 ‘겨울철 길고양이 돌보기’ 매뉴얼들을 항목별로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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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핫팩 붙이거나, 입구 좁은 그릇으로

이번주 온라인에서 가장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것은 단연 ‘얼지 않는 물그릇 마련하기’다. 한 누리꾼은 “물그릇이 꽝꽝 얼기 시작. 사기그릇은 치우고 핫팩 물그릇에 미지근한 물 넣기 시작했다”(@ch**********)며 ‘특제 물그릇’을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그릇은 플라스틱 용기를 재활용해 만든 것으로 온열을 더하기 위해 그릇에 포장 에어캡을 덧댄 모습이 인상적이다.

물이 어는 것을 방지한 ‘특제 물그릇’을 소개한 한 누리꾼. 트위터 @ch**********
물이 어는 것을 방지한 ‘특제 물그릇’을 소개한 한 누리꾼. 트위터 @ch**********

트위터 @oh********
트위터 @oh********

물그릇에 핫팩이나 보온 물주머니를 넣는 방식은 몇해 전부터 꾸준히 공유되고 있는 방법이다. 재료에 따라 플라스틱 용기를 겹치는 방식과 스티로폼 상자를 재활용해 물 그릇을 감싸는 방법 등이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가 2016년 ‘더 쉬운 길고양이 겨울 생명수 보급’ 게시글을 통해 공유한 방법은 핫팩과 플라스틱 용기를 이용한 방식이다. 크기가 같은 그릇 사이에 핫팩을 넣고, 비닐봉투로 감싼 뒤 미지근한 물을 넣어주면 된다. 판자나 두꺼운 종이 등으로 밥, 물그릇 자리의 바람을 막아주면 온기를 좀 더 유지할 수 있다. 적당한 그릇 2개와 핫팩, 비닐봉투만 있으면 되므로 누구나 쉽게 준비할 수 있다.

플라스틱 용기를 이용한 온열 물그릇 만들기. 카라 제공
플라스틱 용기를 이용한 온열 물그릇 만들기. 카라 제공

아예 물그릇을 감싸 단열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 스티로폼 상자 가운데를 그릇 크기만큼 도려내 플라스틱 용기를 상자 안에 심는 것이다. 용기를 겹치는 방식보다 좀 더 큰 핫팩이나 물주머니 등을 넣을 수 있다. 검은색 절연 테이프로 스티로폼 상자를 감싸면 방수와 더불어 햇빛 흡수효과를 도울 수 있다. 누리꾼 ‘건강한 밍키’님이 2018년 공유한 제작방법을 참고하면 된다.

동물자유연대는 물그릇의 재질만 바꿔도 물이 어는 것을 조금은 방지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 단체의 ‘겨울철 길고양이를 위한 실천’에 따르면, 겨울철에는 입구가 넓은 그릇보다 입구가 좁고 깊은 그릇이 적당하며 밝은 색보다는 어두운 색 그릇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컵라면 용기와 같은 스티로폼 용기를 단열재로 사용하면 물이 어는 속도를 늦추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릇의 위치도 볕이 잘 들고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에 놓아 두는 것이 좋다.

겨울철이면 꽝꽝 얼어버리는 길고양이, 마당개의 물그릇에 대한 고민을 담은 ‘얼지 않는 물그릇’ 제품도 개발됐다. 동물의집 제공
겨울철이면 꽝꽝 얼어버리는 길고양이, 마당개의 물그릇에 대한 고민을 담은 ‘얼지 않는 물그릇’ 제품도 개발됐다. 동물의집 제공

이런 고민을 담은 제품도 개발됐다. 반려동물 전문기업 ‘동물의 집’은 지난달 추운 야외에서도 얼지 않는 물그릇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정경섭 대표는 “물그릇 주변의 공기를 덥히는 ‘대류순환 방식’의 물그릇 신제품이 최근 혹한기 테스트를 통과했다. 사용자가 온도를 설정할 수 있고, 그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센서가 작동해 물이 얼지 않도록 하는 그릇”이라고 설명했다.

제품개발이 완료돼 주문 제작이 가능하다. 다만 현재는 전류를 공급할 콘센트가 필요한 상태이고, 추후 1년 내에 배터리를 개발해 무선으로 이용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게 업체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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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습식이 좋을까, 건사료가 좋을까

대부분의 캣맘·캣대디들은 늘 같은 시간에 밥과 물을 내놓는다. 이 또한 고양이들과의 약속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동네 고양이를 챙기기 시작했다면 겨울철에는 그 약속을 좀 더 지켜 일정한 시간에 밥을 주는 것이 좋다. 비슷한 시간대에 밥을 주면 고양이들도 은신처에서 나와 오랫동안 밥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영하의 추위는 물 뿐만 아니라 사료도 얼려버리곤 한다. 동물자유연대는 평소 수분섭취를 신경써 습식사료나 캔을 급여해 온 보호자라면 겨울철에는 습식사료를 따뜻하게 데워 급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겨울철에는 밥 시간에 나와서 기다릴 길고양이들을 배려해 비슷한 시간대에 급여하도록 노력하자. 동물자유연대 제공
겨울철에는 밥 시간에 나와서 기다릴 길고양이들을 배려해 비슷한 시간대에 급여하도록 노력하자. 동물자유연대 제공

습식사료는 건사료보다 소화가 빨라 길고양이들이 더 효과적으로 열량을 섭취할 수 있지만 빨리 어는 단점이 있다. 길고양이가 바로 먹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습식사료를, 그렇지 않다면 건사료를 넉넉히 놓아두는 것을 추천한다.

또 사람도 그렇듯 고양이들도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열량을 필요로 한다. 평소 밥을 먹는 시간과 양을 잘 관찰해 두었다가 겨울에는 다른 때보다 조금 더 넉넉한 양의 사료를 급여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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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5분 만에 겨울집 만드는 법

아파트와 빌딩이 빼곡한 도시에서는 길고양이들이 계절의 변화에 대비하기가 어렵다. 눈·비를 피할 처마가 없고, 칼바람을 차단할 단단한 벽이 없기 때문이다. 길고양이의 월동을 돕기 위해서 먹이와 물 주기에 성공했다면, 은신처 만들기도 도전해보자. 여러 동물단체나 지자체 등이 협력해 겨울집을 배포하거나 설치하는 곳도 있지만 여의치 않다면, 2017년 애피와 한국고양이보호협회가 함께 제작한 동영상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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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예방|차량 출발 전 노크 ‘똑똑’

이미 많이 알려져 있지만 모두가 실천하면 좋은 안전사고 예방법이 있다. 바로 차량 출발 전 보닛을 노크하는 일이다. 동물자유연대와 한국동물복지협회는 2011년부터 ‘길고양이와의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나기’을 알리며 아래와 같은 4가지 사고 예방법을 알리는 캠페인을 펼쳐왔다.

① 자동차에 타기 전 여러 번 보닛을 노크를 하고, 출발하기 전 차 아래를 확인한다
② 주차장을 나올 때는 평소보다 더 서행
③ 지하실을 이용한 후 그 사이 고양이가 들어와 살고 있지 않은지 확인하고 문을 잠근다
④ 환기통에 길고양이가 들어가지 않도록 철망을 이용해 입구를 막아둔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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