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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눈표범에 쫓기는 마눌…올해의 신비한 야생동물들

등록 2023-09-01 14:26수정 2023-09-06 13:46

[애니멀피플]
런던 자연사박물관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결선작
쫓기는 마눌, 뒤쫓는 눈표범. 중국 쓰촨 성에서 포착됐다. 저우 동린/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쫓기는 마눌, 뒤쫓는 눈표범. 중국 쓰촨 성에서 포착됐다. 저우 동린/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원숭이가 사슴 등에 올라타고, 물닭은 미꾸라지를 입에 물고 달려간다. 망상가 물고기는 귀신인지, 생명체인지 모를 신비로움을 뽐낸다.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이 제59회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공모전’ 결선작 중 일부를 31일(현지시각) 공개했다. 올해 공모전에는 다양한 연령과 경력을 가진 95개국 사진가들이 모두 4만9957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국제 전문가 패널이 독창성, 창의성, 기술력 등을 기준으로 익명으로 심사를 진행해 오는 10월10일(현지시각) 발표한다.

주최 측은 올해 출품작 중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으로 사슴을 타고 뛰어오르는 원숭이, 들고양이를 사냥하는 눈표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벗어난 새끼 호랑이를 담은 사진 등을 꼽았다. 심사위원장인 캐시 모란 내셔널지오그래픽 부국장은 “심사위원들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자연의 절대적인 아름다움과 드물게 관찰할 수 있는 동물의 행동 그리고 우리가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 등을 적나라하게 상기시켜주는 이미지들이었다. 작품들에서 경이로움과 비애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고 보도자료에서 전했다.

런던 자연사박물관 관장 더그 구어 박사는 “우리는 긴급한 생물다양성과 기후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가 전시는 자연의 가장 경이로운 광경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희망을 제시하고 야생동물을 위한 활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이 추천한 결선작 일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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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위의 물닭

중국 사진가 자이 제유(Zhai Zeyu)가 촬영한 중국 랴오닝 성 다롄에서 포착한 물닭. 자이 제유/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중국 사진가 자이 제유(Zhai Zeyu)가 촬영한 중국 랴오닝 성 다롄에서 포착한 물닭. 자이 제유/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얼어붙은 강 위를 아슬아슬하게 건너고 있는 유라시아 물닭의 입에 미꾸라지 한 마리가 걸려있다. 중국 사진가 자이 제유(Zhai Zeyu)가 촬영한 물닭의 모습은 중국 랴오닝 성 다롄에서 포착됐다. 작가는 중국 북동부의 얼어붙은 강가에서 물닭의 모습을 지켜봤다. 물속에서 먹이를 찾아 헤매던 물닭이 마침내 미꾸라지 한 마리를 잡았으나, 얼음 위에서 똑바로 서 있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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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로데오

일본 야쿠시마 섬 정글에서 마카크 원숭이 한 마리가 꽃사슴의 등에 올라탄 모습이 포착됐다. 오시마 아츠유키/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일본 야쿠시마 섬 정글에서 마카크 원숭이 한 마리가 꽃사슴의 등에 올라탄 모습이 포착됐다. 오시마 아츠유키/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일본 사진가 오시마 아츠유키(Ohshima Atsuyuki)는 가고시마 현 야쿠시마 섬에서 특이한 장면을 포착했다. 일본원숭이 한 마리가 나무를 발판 삼아 갑자기 꽃사슴 등에 훌쩍 올라탄 것이다. 원숭이가 사슴 등에 타는 것이 전례 없는 일은 아니지만, 어린 암컷 원숭이의 느긋한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일품이다. 작가는 이 순간에 ‘정글 로데오’라는 작품명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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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쥐의 야식은?

매미를 야식으로 먹고 있는 주머니쥐. 케이틀린 헨더슨/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매미를 야식으로 먹고 있는 주머니쥐. 케이틀린 헨더슨/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어느 날 사진가 케이틀린 헨더슨(Caitlin Henderson)의 창가에 예상치 못한 손님이 찾아왔다. 호주에선 흔하게 볼 수 있는 유대류인 주머니쥐였다. 주머니쥐는 주로 나무에 서식하지만, 최근엔 도시 환경에 잘 적응해 인간과 잦은 충돌을 빚고 있다. 주머니쥐의 야식은 무엇이었을까. 흩어진 머리와 날개를 맞춰보니 커다란 매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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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 위한 경주

쫓기는 마눌, 뒤쫓는 눈표범. 중국 쓰촨 성에서 포착됐다. 저우 동린/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쫓기는 마눌, 뒤쫓는 눈표범. 중국 쓰촨 성에서 포착됐다. 저우 동린/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중국 사진가 저우 동린(Zhou Donglin)은 들고양이의 한 종류인 마눌이 눈표범에게 쫓기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포착했다. 작가가 이 모습을 목격한 지 채 1분이 되지 않아 마눌은 눈표범의 공격에 잡히고 말았다. 두 종 모두 자연 속에서 위장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한꺼번에 포착되기 힘든 종으로 꼽힌다. 대형 맹금류가 마눌을 사냥하는 것은 잘 알려졌지만, 눈표범에게 잡히는 것은 보기 드문 광경이다. 중국 쓰촨 성에서 촬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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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새

먹이를 위해 불 타는 초원에 내려앉은 홍부리 황새 한 쌍. 엘자 프리드렌/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먹이를 위해 불 타는 초원에 내려앉은 홍부리 황새 한 쌍. 엘자 프리드렌/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초원 재생을 위해 불을 피운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역에 홍부리황새와 솔개 수백마리가 도착했다. 초원에 불을 피워서 덤불을 다시 자라나게 하는 것은 흔한 관리법이긴 하지만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대부분은 화전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지만, 독일 사진가 엘자 프리드렌더(Elza Friedländer)는 먹이를 위해 불로 다가서는 용감한 홍부리황새 한 쌍을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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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의 싸움

가봉 로페 국립공원에서 기차에 치여 고통받는 코끼리의 모습이 포착됐다. 재스퍼 도스트/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가봉 로페 국립공원에서 기차에 치여 고통받는 코끼리의 모습이 포착됐다. 재스퍼 도스트/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네덜란드 작가 재스퍼 도스트(Jasper Doest)는 기차에 치인 코끼리의 극심한 고통을 촬영했다. 충돌로 인해 코끼리의 엉덩이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부러졌고 결국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가봉 로페 국립공원에 방문했던 도스트는 우연히 이 장면을 목격했다. 로페 국립공원에서는 야생동물과 기차가 충돌하는 사고가 정기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코끼리 충돌사고만 연간 최대 20건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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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고아

지난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에서 구조된 새끼 호랑이. 미하엘 시아렉/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지난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에서 구조된 새끼 호랑이. 미하엘 시아렉/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에서는 동물원과 개인 소유의 야생동물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폴라드 작가 미하엘 시아렉(Michał Siarek)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에서 구조된 새끼 호랑이가 폴라드 국경의 포즈난 동물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을 촬영했다. 새끼 호랑이는 동물원으로 구출된 뒤 유럽 내 보호소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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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인가 유령인가

심령 사진처럼 포착된 망상가 물고기. 피에트로 포르미스/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심령 사진처럼 포착된 망상가 물고기. 피에트로 포르미스/런던 자연사박물관 제공

대서양에 사는 망상가 물고기(Stargazer fish)는 모래 안에서 숨어서 지낸다. 눈과 입이 위쪽으로 튀어나와 있는데 평소엔 모래 안에 숨어 있다가 먹이를 발견하면 갑자기 나타나 잡아먹는다. 이탈리아 사진가 피에트로 포르미스(Pietro Formis)는 집중된 카메라 플래시, 느린 셔터 스피드, 의도적인 움직임을 사용해 망상가 물고기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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