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일 낮 12시께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불청객’이 찾아왔다. 경찰서 후문으로 들어와 주차장을 거침없이 활보한 몸무게 100㎏의 거구는 바로 야생멧돼지. 이 멧돼지는 제압에 나선 경찰관들에게 달려들고 경찰서 건물 1층으로 뛰어들기도 했다.
2일 경기 의정부경찰서 주차장에 출몰한 야생멧돼지. 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마취총으로 멧돼지를 잡으려 했지만 흥분한 채 이리저리 내달리는 멧돼지 조준이 어려워 실패했다. 30여분간 난동을 부리던 멧돼지가 대로변으로 탈출 시도까지 하자 결국 경찰관들이 총을 꺼내들었고 실탄 5발을 쏴 멧돼지를 사살했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주택가 등 도심에 멧돼지가 출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멧돼지는 번식기이자 먹이활동이 활발해지는 9월~11월에 산 아래로 많이 내려온다. 4일 대구 도심에서는 하루 동안 멧돼지 3마리가 각기 다른 장소에서 출몰했고, 5일에는 경북 청도군 한 주택 마당에 멧돼지가 들어와 집주인을 공격한 뒤 야산으로 달아나기도 했다.
2일 경기 의정부경찰서 주차장에 출현한 야생멧돼지. 유튜브 갈무리
멧돼지를 갑작스레 마주쳤다면
우선 멧돼지는 번식기에 성질이 더 난폭해지는 경향이 있다. 놀란 나머지 뛰거나 소리를 치면 멧돼지가 오히려 놀라 공격할 수 있다. 멧돼지와 서로 주시하고 있다면 침착하게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멧돼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다가 시야에서 천천히 벗어나 가까운 나무, 바위 등 은폐물 뒤로 몸을 피해야 한다.
등을 보이면서 도망가서도 안 된다. 야생동물은 직감적으로 상대가 겁을 먹은 것으로 판단하고 공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멧돼지를 멀리서 봤을 때도 멧돼지 몰래 조용히 뒷걸음질로 안전한 곳으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