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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남산에서 만난 두더지야, 새 친구를 소개해줘

등록 2017-07-28 15:28수정 2017-08-16 15:59

[애니멀피플] 이병우의 새 이야기
두더지 덕분에 남산이, 자연이 새로워졌다
포유류는 숨었지만 새는 도처에 있다
새를 보자, 동물을 만나자, 자연과 함께 가자
탐조하는 모습
탐조하는 모습

최근 공중파 TV 자연 다큐멘터리의 이야기 형식이 바뀌었다. 연예인이 직접 현장에 가서 체험하며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자연이 너무나 동떨어져서 친숙한 연예인이 설명해주지 않으면 도무지 와 닿지 않는 시대가 되었나 보다. 현대인에게 야생과 자연은 다른 세상의 이야기일까?

작년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양평의 어느 계곡에서 자연 캠프를 개최했었는데, 그 계곡 아래에 사는 한 어린이가 참가했다. 그 친구에게 ‘이 계속에 자주 놀러 왔겠구나?'라고 물으니, 자신도 처음이라고 해서 놀란 적이 있다. 현대인에게 자연은 물리적 공간보다 훨씬 더 멀리 떨어져 있다.

산토끼 한 마리 보기 쉽지 않지만…

이런 현대인에게 새를 보자고, 아니 새를 통해 자연을 보자고 이야기하려고 한다. 자연에 사는 동물을 직접 만나는 것만큼, 자연에 더 관심을 갖게 할 좋은 대상은 없을 것이다. 지난달 서울 남산 오솔길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두더지를 만났다. 땅속에서 꿈틀대는 모습을 하염없이 한참을 바라보고 났더니, 남산의 모든 자연이 새롭게 보였다. 이 작은 두더지 한 마리 덕분이다. 호랑이까지는 아니라도 남산에서 삵을 만나는 상상을 하면, 더욱 즐거워진다.

그런데 우리에게 친숙한 포유동물은 막상 보려고 하면, 보이지 않는다. 전국의 산을 많이 다녀도 산토끼 한 마리 보기가 쉬운가…. 그저 다람쥐만이 우리에게 눈에 띄는 포유동물들이다. 많은 포유동물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남아 있는 대부분의 포유동물도 사람을 매우 경계하여 조금만 인기척이 있어도 숨어버린다.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없으면 사실상 만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새들은 그보다 훨씬 쉽게 만날 수 있다.

전 세계에는 약 1만여 종의 새가 산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그 중 약 5%인 500여 종의 새들이 사계절을 드나든다. 한반도 땅의 면적이 전 세계의 0.1%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많은 수의 새들이 사는 것이다. 그리고 포유류와 다르게 마음먹으면 상당수를 도시에서도 실제 볼 수 있다는 점이 새를 보는 매력이다. 마음먹으면 볼 수 있다는 전제의 차이를 주관적인 수치로 나타내자면, 10년 동안 전국의 자연에서 직접 본 포유류는 10여 종 정도인데, 새들은 올해 본 새들만 벌써 200종이 넘는다.

전국적으로 500여종인 새들이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도 100여 종 이상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또한 새를 보는 매력이다. <동궐의 우리새>라는 책은 창경궁, 창덕궁, 종묘의 새들만 관찰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100종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새를 통해 동물을 만나자

그러나 새들이 상대적으로 포유동물에 비해 보기 쉽다고 그들의 생태 여건이 좋은 것은 결코 아니다. 어린 시절 서울 시내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제비는 이제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선에서나 가끔 볼 수 있는 새가 되었다. 새들은 날 수 있기 때문에 서식지가 파괴되어도 다른 서식지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른 동물보다 뛰어나다 보니, 아직 많은 종의 생존이 가능했지만, 그동안 사라진 서식지의 규모가 너무 크고 개발이 계속되고 있어서 그들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새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를 위해 새를 보자고 이야기하려 한다. 새를 관찰하는 활동을 통해서 아름답고 멋진 야생동물을 만나고, 나와 떨어져 있다고만 생각했던 자연이 의외로 가까이 있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나와 자연을 함께 돌아볼 수 있을 않을까? 그리고 그렇게 사람마다 지역마다 새를 보는 작은 활동이 모이면 자연을 위해 할 수 있는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새를 보자, 동물을 만나자, 자연과 함께 가자.

이병우 에코버드투어 대표

5월 서울 남산의 큰오색딱따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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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경기도 화성 저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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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남이섬에서 탐조하는 사람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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