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전주 거마공원이 ‘맹꽁이 천국’ 된 이유
2008년 전북환경연합이 주민 제보를 받았다. 전주시 삼천동 거마공원 주변에서 맹꽁이가 운다는 것.
전북환경연합이 가 보니 인근 아파트와 조립식 식당 건물 공터에서 맹꽁이는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언제 매립이 되거나 사라질지 모르는 물웅덩이였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삼천동 거마공원 안에 물이 고이는 습한 곳을 찾았고, 30평 남짓한 습지를 만들었다. 물을 모으기 위해 주변 삼천도서관에 ‘빗물 저금통'을 설치해 물을 공급했다.
맹꽁이가 하나둘 대체 습지로 찾아왔다. 해마다 개체수가 불더니 올해는 한 눈에 보기에도 200마리가 넘는 맹꽁이들이 모였다. 짝짓기를 하고 산란을 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관찰하기 힘든 맹꽁이의 산란 장면을 포착해 27일 ‘애니멀피플’에 제공했다.
이정현 전북환경연합 사무처장은 “올 여름에는 운 좋게도 짝짓기 후 산란하는 모습까지 관찰할 수 있었다”며 “행동반경이 100~300미터에 불과한 맹꽁이는 개발 사업이 벌어지거나 물이 오염될 경우 다른 곳으로 피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영상 편집 박선하 피디, 글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전주시 삼천동 거마공원에서 나온 맹꽁이 올챙이가 크고 있는 모습. 2~3주 지나면 뒷다리와 앞다리가 나오고, 4주가 지나면 맹꽁이의 꼴이 된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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