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낙동강 을숙도에 홍학 출현
지난 8월 ‘애피’ 보도, 새만금 홍학과 동일 개체 가능성 높아
지난 8월 ‘애피’ 보도, 새만금 홍학과 동일 개체 가능성 높아
홍학이 10월17일 낙동강 하구 을숙도에서 발견됐다. 부산경남지역의 환경단체 ‘습지와 새들의 친구'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김시환(53)씨는 을숙도에서 홍학 한 마리가 먹이를 먹이를 먹고 쉬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후 1시경 낙동강하구에코센터를 통해 소식을 듣고 오후 4~5시경까지 홍학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했다. 김씨는 “홍학은 평소 무리 생활을 하지만, 을숙도에 나타난 홍학은 다른 개체 없이 단독으로 움직였으며, 멀리 날아가는 모습 등으로 보아 야생 홍학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야생 홍학은 지난 8월25일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새만금에 나타난 홍학과 을숙도의 홍학이 같은 개체라고 확정할 수는 없지만, 한반도에서 비슷한 시기 두 차례나 홍학이 발견된 것은 이례적이다.
을숙도에 나타난 홍학은 10월17일 오전 을숙도에 날아들어 종일 그 곳에서 먹이를 먹고, 쉬는 등 시간을 보냈다. “1시경 도착해서 관찰하니, 홍학이 머리를 몸쪽으로 파묻고 쉬고 있었다. 한 시간 넘게 고개를 박고 자는데 주변에 매 같은 맹금류를 비롯해 도요나 쇠오리 같은 다른 종의 새들이 왔다갔다 가니까 기지개를 켜듯 일어나 몸을 움직였다. 슬슬 움직이면서 먹이를 찾았다. 부리를 좌우로 움직이면서 먹이 활동을 했다. 언덕에 날아올라 잠시 쉬다 날아내려와 먹이 찾기를 반복했는데, 그 모습이 무척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이걸 ‘플라밍고 댄스’라고 하는구나, 생각했다.” 김씨가 당시 관찰 상황을 전했다.
한편 지난 8월 새만금 간척지에서 발견한 홍학의 이동 경로를 추적 중인 윤순영 이사장은 을숙도에서 발견된 홍학이 같은 개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새만금에서 발견된 홍학이 지난 추석 연휴 이후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시작한 지 한 달 남짓이 지났고, 깃털의 무늬와 붉은 깃털의 색 농도 등이 새만금에서 발견된 홍학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윤 이사장은 “홍학이 주로 먹는 것이 갑각류와 남조류인데, 남조류 안에 있는 노랑·주황·분홍색을 띄는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몸속에서 붉은 색을 낸다. 분해된 카로티노이드가 홍학의 깃털에 쌓여 붉은빛을 내게 되는데, 다른 지역에서 날아온 새라면 털의 색이 더 진하거나, 무늬도 달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윤 이사장은 “지난 8월 새만금에 머물렀던 넓적부리도요 등이 10월이 되며 좀 더 따뜻한 을숙도로 이동했는데, 철새들의 무리에 섞여 함께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글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사진·영상 김시환 습지와 새들의 친구 봉사자
홍학이 낙동강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김시환 제공
홍학이 다른 철새들 사이에서 깃털을 다듬고 있다. 사진 김시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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