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들의 이름이 들어간 신종 생물들. ①폴 앨런 꽃등에 ②네오팔파 도널드트럼피 ③빌 게이트 꽃등에 ④토사노이데스 오바마 ⑤그나티아 말리이. 사진 위키미디어코먼스 제공
세상에는 트럼프 나방과 오바마 물고기라는 생명체가 있다. 새로운 생물 종을 발견한 생물학자들이 이름 짓기에 골몰하다 생김새에 따라 혹은 경외의 마음으로 유명 인사 이름을 학명에 슬쩍 넣곤 하기 때문이다. 역대 미국의 대통령에서부터 팝스타, 기업인들까지 특별한 이름을 가진 생물 종은 무엇이 있을까.
신종 나방 네오팔파 도널드트럼피(Neopalpa Donaldtrumpi)는 생김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똑닮았다. 이를 발견한 바즈릭 나자라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진화생물학 교수는 나방의 노란 비늘에 주목했다. 트럼프의 트레이드 마크인 금발머리가 자동적으로 연상됐다. 네오팔파 도널드트럼피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미국과 멕시코 국경 인근에 서식한다. 나자라 박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 신종 나방의 이름을 소개하면서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연약한 미국 생태계 보전을 위해 힘써야 할 때”라고 썼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신종 생물 이름에 가장 많이 인용됐다. 그의 이름을 딴 생물은 새, 거미, 기생충, 도마뱀 등 자신의 이름을 딴 총 9종에 달한다. 가장 최근에 발견된 ‘오바마 생물’은 토사노이데스 오바마(Tosanoides Obama)다. 이 물고기는 분홍, 파랑, 노랑 비늘을 지닌 아름다운 외형을 가진 산호초 물고기이다. 이 물고기는 2016년 6월에 하와이 비숍 박물관에서 일하는 생물학자 리처드 파일에 의해 하와이 국립해양보호구역에서 발견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지역의 자연 보호수역을 기존의 4배인 약 160만㎢ 로 확장했다. 한반도 면적의 4배가 이르는 규모이다. 리처드 파일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환경보호 정책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물고기의 이름을 ‘오바마 물고기’로 명명했다.
카리브해 섬나라 자메이카의 유명한 가수 밥 말리의 이름을 딴 갑각류도 있다. 미국 아칸소 주립대에서 일하는 해양 생물학자 폴 시켈은 2012년 7월 신종 흡혈 갑각류 그나티아 말리이(Gnathia
marleyi)를 발표했다. 그나티아 말리이는 카리브해 산호초에서 20년 만에 발견된 신종 생물이다. 폴 시켈 박사는 “그나티아 말리이는 밥 말리처럼 독창적인 캐리비안 같다”고 언급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의 이름을 딴 꽃등에도 있다. 빌 게이츠 꽃등에 (Eristalis
gatesi) 와 폴 앨런 꽃등에(Eristalis
alleni)가 그 주인공이다. 두 곤충은 1997년 미국 워싱턴 자연사 박물관에서 일하는 곤충학자 크리스찬 톰슨이 코스타리카에서 발견되었다. 당시 크리츠찬 톰슨 박사는 발견된 세 마리의 곤충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등에 두 마리에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의 이름을 붙였다. 톰슨 박사는 “소프트 웨어의 발전을 통해 우리의 재능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꽃피울 수 있게 해준 두 사람에 대한 경의를 표한다”고 작명 이유를 밝혔다.
박지슬 교육연수생
sb02208@naver.com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