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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새를 잡아먹는 게가 있다

등록 2017-11-14 17:59수정 2017-11-14 18:14

[애니멀피플] 코코넛크랩의 새 사냥
인도양 차고스 제도에서 제보로 시작해 연구 시작
집게다리로 날개 부러뜨려 제압…5마리가 나눠먹어

집게다리를 이용해 야자나무에 오르는 것을 좋아해서 이름에 ‘야자’가 들어간 게가 있다. 바로 ‘코코넛크랩’(coconut crab)이라고도 불리는 ‘야자집게’이다. 최근 거대한 야자집게가 새를 잡아먹는 모습이 관찰됐다.

미국 다트머스 대학교 생명과학과 마크 라이드레 교수는 국제 학술지 ‘생태학과 환경의 최전선’(Frontiers in Ecology and the Environment) 11월호에 “야자집게가 살아있는 붉은발얼가니새(Red-footed Booby)를 잡아먹는 모습이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연구는 2014년 라이드레 교수가 받은 한 건의 제보로 시작됐다. “인도양 차고스 제도에서 한낮에 붉은발얼가니새가 야자집게에게 끌려가는 것을 봤다”는 내용의 제보였다. 새가 야자집게의 굴 근처에 있을 때 야자집게가 뒤에서 포획해 굴로 끌고 들어갔다는 것이다. 라이드레 교수는 야자집게가 새를 잡아먹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차고스 제도로 찾아갔다,

라이드레 교수 연구팀은 2016년 1월부터 3월까지 두 달 동안 야자집게 서식지를 관찰했다. 라이드레 교수가 이 ‘긴박한’ 현장을 목격한 시간은 3월2일 밤중이었다. 야자집게는 나무를 타고 올라 나뭇가지 위에서 자는 붉은발얼가니새를 보고 새에 접근했다. 강력한 집게다리로 새의 날개 아래쪽 뼈를 부러뜨렸다. 다친 새는 나무 밑으로 떨어졌으나 공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야자집게는 나무 아래로 쫓아가 집게다리를 몸 안으로 깊게 찔러 넣어 반대쪽 날개까지 부러뜨렸다. 새는 고통스러워하며 야자집게를 쪼아댔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20여 분 뒤, 5마리의 다른 야자집게가 더 모였고, 몇 시간에 걸쳐 새를 나눠 먹었다.

야자집게가 없는 섬에서는 길가에 새의 둥지와 알이 많이 발견된다.  마크 라이드레 제공
야자집게가 없는 섬에서는 길가에 새의 둥지와 알이 많이 발견된다. 마크 라이드레 제공
야자집게가 없는 섬에서는 길가에 새의 둥지와 알이 많이 발견된다.  마크 라이드레 제공
야자집게가 없는 섬에서는 길가에 새의 둥지와 알이 많이 발견된다. 마크 라이드레 제공
야자집게가 단숨에 자신과 크기가 비슷한 새를 제압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강력한 힘의 집게다리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11월, 일본 오키나와 츄라시마재단 신이치로 오카 연구원 등 연구팀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원’에 “야생 야자집게 29마리의 집게다리 힘을 측정한 결과, 자신 무게의 90배에 달하는 힘을 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힘은 다 큰 사자가 무는 힘과 비슷하다고 한다. 잡식성인 야자집게는 이 집게다리로 동물을 사냥하기도 하지만, 단단한 야자열매 껍질을 깨 먹거나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을 때도 이용한다. 야자집게는 최대 약 4㎏의 무게와 1m 길이까지 덩치가 커지기도 한다.

한편, 야자집게의 새 사냥은 새가 둥지를 트는 위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라이드레 교수는 논문에서 “차고스 제도의 섬 세 곳을 살펴보니, 야자집게가 여러 마리 발견된 중부와 동부 섬에서는 길 위에서 새의 둥지나 알은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반면, 길가에 한 마리의 야자집게도 없었던 서부 섬에는 길가에 새의 둥지와 알이 많았다고 한다. 라이드레 교수는 “이 섬을 야자집게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동물들은 포식자가 사는 곳에 감히 집을 짓기가 무서워 도망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인 교육연수생 yji9410@gmail.com, 남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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