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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중국, 상아 가공·판매업체 폐쇄…코끼리 웃을 수 있을까

등록 2018-01-05 10:31수정 2018-01-05 10:59

[애니멀피플] 올해부터 중국 상아거래 전면금지
1989년 국가간 거래 금지했지만
무장반군 등 자금 통로로 밀거래
중국, 수요 통로 막아 효과 기대
아프리카코끼리가 물을 먹고 있다. 상아는 국가간 거래가 금지됐으나, 무장반군 등의 자금 통로로 이용되면서 밀거래가 계속되어 왔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아프리카코끼리가 물을 먹고 있다. 상아는 국가간 거래가 금지됐으나, 무장반군 등의 자금 통로로 이용되면서 밀거래가 계속되어 왔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세계 최대의 상아 시장인 중국에서 상아를 가공하거나 판매하는 행위가 새해부터 금지되었다고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상아 때문에 코끼리가 밀렵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아프리카 각국과 야생동물 보호단체들이 반기고 있다.

코끼리의 길쭉한 엄니인 상아와 상아로 만든 장식품은 중국에서 행운과 부의 상징으로 여겨져, 가공되지 않은 상아 1㎏은 200만원이 넘는 고가에 거래됐다. 최근 들어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상아 수요가 덩달아 크게 늘어났다. 이 때문에 중국은 상아 거래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고, 아프리카코끼리 상아의 60~90%가 중국에서 소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년 전만 해도 아프리카 곳곳에는 1천만 마리의 야생 코끼리가 살고 있었지만,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의하면 지금은 41만5천마리로 급격하게 줄었다. 값비싼 상아를 노린 사람들의 밀렵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11만1천여마리의 코끼리가 밀렵에 희생됐으며, 2016년에만 2만마리가 넘는 코끼리가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 간다면 수십년 안에 야생 코끼리가 멸종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세계 각국 정부들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 거래를 막기 위한 국제협약’(CITES)을 체결했는데, 이에 따라 1989년부터 상아의 수출과 수입이 금지되었다. 그 이전 10년 동안에만 아프리카코끼리 숫자가 절반으로 줄어들 정도로 상아를 노린 밀렵이 아주 심했는데, 1989년 수출입 금지 조치 이후 코끼리 개체수는 다소 회복되기도 했다.

보츠와나의 한 국립공원에서 코끼리 한 마리가 죽어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보츠와나의 한 국립공원에서 코끼리 한 마리가 죽어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그렇지만 최근 들어 코끼리에 대한 밀렵과 상아 거래가 다시 극성을 부렸고 수많은 코끼리가 희생되었다. 상아의 국제거래, 즉 국가 사이의 수출입만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한 나라 안에서 거래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어떤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상아를 몰래 밀수하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밀렵과 밀거래가 끊이지 않았다.

일부 아프리카 나라들처럼 내정이나 치안이 불안한 곳에서 활동하는 무장 반군단체나 테러집단은 코끼리를 밀렵하고 상아를 팔아서 활동자금을 벌기까지 했다. 게다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보츠와나, 나미비아 같은 나라들은 합법적 또는 불법적 방법으로 얻어진 상아를 정부가 보관하고 있었는데, 그런 상아에 대해 중국 정부가 2008년부터 공식적으로 수입을 허가했다. 이 때문에 대량의 상아가 중국으로 들어오면서 중국 사람들의 상아 수요를 부추겼고, 이후 아프리카에서 코끼리 밀렵이 더 증가해서 한 해에 2만~3만 마리가 희생되기도 했다.

이처럼 아프리카에서 상아를 노린 코끼리 밀렵이 하도 심각하다 보니 ‘와일드에이드’ 등 야생동물 보호단체는 2013년에서 2016년 사이에 19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벌였다. 중국 출신의 농구 선수 야오밍을 비롯해 많은 유명인사들이 참여해서 텔레비전과 옥외 광고 등을 통해 상아 제품을 사지 말자고 호소했다. 2015년에는 세계 양대 상아시장을 분점하던 중국과 미국이 상아 거래를 퇴출하기로 합의했다. 시진핑 주석과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 사이에 합의 이후, 미국은 2016년 골동품을 제외한 상아 제품 거래를 금지했다.

코끼리, 바다코끼리, 외뿔고래 등의 동물의 신체를 이용하여 만드는 상아 수공예품은 고가에 거래되면서 야생 보전의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코끼리, 바다코끼리, 외뿔고래 등의 동물의 신체를 이용하여 만드는 상아 수공예품은 고가에 거래되면서 야생 보전의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중국 정부는 2015년 2월 26일에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상아 가공품에 대한 수입 금지 조처를 내렸다. 그뒤 이 조처는 계속 연장되다가, 2016년 12월31일에 중국 정부는 자국내 상아 거래를 1년 이내에 중단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에는 34개 상아 가공업체와 143개 공식 판매점이 있었는데, 2017년 3월말에 이 가운데 67개가 폐쇄됐고, 12월31일에는 나머지 전부를 다 폐쇄하면서 이 약속을 지킨 것이다.

기존에 내려졌던 거래 제한 조치로도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지난해 중국으로 밀반입되다 적발되는 상아가 이전보다 80%나 줄었으며, 가공되지 않은 상아 가격도 상당히 내려갔다. 케냐의 코끼리 보호단체 ‘세이브더엘리펀트’의 조사를 보면, 2014년 초반에는 가공되지 않은 상아 1㎏의 중국 내 도매가격이 2100달러(약 2백24만원)였지만, 2017년 2월에는 730달러(약 78만원)으로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제 중국에서 상아 거래가 금지되면서 새해에는 코끼리 밀렵이 줄어들고 야생 개체수가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마용운 객원기자·굿어스 대표 ecoli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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