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로가 아닌 숲에서는 땅벌을 주의해야 한다.
땅벌을 피하기 위해서는 밝은 옷과 등산화를 착용하고 땅벌이 파고들 수 있는 옷의 틈새를 없애는 것이 좋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땅벌의 공격성을 실험한 결과, 땅벌이 사람의 다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공격 대상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성향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다른 벌들처럼 검은색에 더욱 공격적이었다고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9월 참땅벌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땅 속 10~20m 깊이에 있는 땅벌 집 위로 사람의 발자국 같은 진동을 발생시키자, 땅벌 수십 마리가 벌집 밖으로 나와 무릎 아래의 다리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땅벌 집 주변에 검은색, 노란색, 초록색, 흰색 등의 털 뭉치로 진동을 주어 공격성향을 관찰했다. 그 결과 검은색과 짙은 갈색에 강한 공격 성향을 보였고 흰색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았다. 벌이 어두운 색깔에 더 공격적인 이유는 천적인 곰, 오소리, 담비 등의 색상이 검은색 또는 짙은 갈색 때문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땅벌은 땅 속 10~20㎝ 깊이에 집을 짓는데 낙엽, 수풀 등에 가려져 눈에 쉽게 띄지 않는다.
땅벌 집에서 20m 이상 벗어나자 대부분의 땅벌이 돌아갔지만, 3~4마리는 집요하게 붙어 속으로 파고 들었다. 그래서 가을철 밤이나 도토리를 줍기 위해 탐방로를 벗어나 낙엽으로 덮인 숲 속에서 머리를 숙이거나 막대기로 땅 속 벌집을 건드리는 행위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정종철 국립공원연구원 조사연구부 팀장은 “땅 속에 집을 짓는 말벌류는 땅벌과 장수말벌 등이 있는데, 장수말벌의 경우 입구에 흙을 파낸 흔적이 있어 벌집이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땅벌은 1~2㎝ 정도로 크기가 작고 입구의 흔적이 없어 눈에 잘 띄지 않은 데다 벌집을 건드렸을 경우 수십 마리가 집단으로 공격한다”라며 “땅벌의 집을 건드렸을 때는 절대 자리에서 주저앉지 말고 그 자리를 20m 이상 빠르게 벗어난 후 배낭이나 옷 속으로 파고든 나머지 땅벌을 제거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땅벌은 한국 전역에 분포하는 벌목 말벌과 곤충이다. 땅벌, 참땅벌 등 6종이 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9월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땅벌의 공격 색상, 거리, 공격 부위 등을 확인하는 실험을 했다.
땅벌도 다른 벌처럼 짙은 색에 더 공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