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태어나 수도산으로 이동했다가 세 차례나 재방사된 반달가슴곰 KM-53이 이번에는 영역을 넓혀 금오산까지 이동했다. 환경부 제공
지리산에서 수도산으로 이동했던 반달가슴곰 KM-53이 금오산에서 발견되면서 환경부가 복원 중인 반달가슴곰에 대한 서식지 관리 정책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5년 지리산에서 태어난 KM-53은 2017년 수도산에서 발견된 이후 포획과 방사, 재포획과 재방사, 그리고 교통사고 이후 재방사되는 등 3차례나 지리산 밖에서 발견된 곰이다. 마지막 방사 때 KM-53은 그토록 발길을 향했던 수도산에 방사됐으나, 이번에는 수도산에서 약 40km 떨어져 있는 금오산 탐방로에서 등산객에 의해 발견됐다.
KM-53의 또 다른 이동과 발견에 반달가슴곰 서식지 확장과 안정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은 10일 오전 성명서를 내고 “반달곰 KM-53이 찾은 땅, 덕유산-민주지산-수도산-가야산 일대를 반달곰 복원 2차 대상지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달곰친구들은 KM-53이 자연성을 잃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서식지 확장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이 단체는 지난해 11월 ‘수도산에 온 반달곰과 함께 살아가기’ 정책토론회에서 논의한 결과, 당시에도 KM-53이 먹이와 암컷을 찾아 행동반경을 더 넓힐 것으로 예측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9일, “지리산국립공원 내 서식지를 넓히거나 다른 곳으로 서식지를 확장해야 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종복원기술원이 2017년 낸 ‘지리산국립공원 반달가슴곰 적정수용력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지리산국립공원의 반달가슴곰 적정 개체 수는 64마리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이미 지리산국립공원은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므로 다른 반달가슴곰이 지리산을 벗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KM-53이 금오산에서 발견된 이후로 환경부는 아직 특별한 조처나 방안을 발표하지 않았다. 국립공원공단 종복원기술원 관계자는 “현재 (KM-53의 이동 경로를) 24시간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등산객에 의해 발견됐으나 대체로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깊은 산 속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러 의견을 모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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