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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너의 큰 뿔이, 조금만 덜 아름다웠더라면…

등록 2019-08-07 10:06수정 2019-09-06 16:50

[애니멀피플] 장노아의 사라지는 동물들
숀부르크사슴과 국제상업센터, 76x57cm, 종이에 수채, 2014
숀부르크사슴과 국제상업센터, 76x57cm, 종이에 수채, 2014
숀부르크사슴 절멸 1938

국제상업센터 484m, 홍콩, 중국

태국의 고유종이었던 숀부르크사슴은 크고 아름다운 뿔을 가지고 있었다. 암컷은 뿔이 없고 수컷은 안쪽으로 모인 바구니 형태의 커다란 뿔을 가지고 있었다. 바깥쪽의 긴 뿔은 90센티미터 정도까지 자랐고 30여 개의 크고 작은 가지가 뻗어 나왔다. 한 마리의 수컷과 여러 마리의 암컷, 새끼들로 구성된 숀부르크사슴 무리는 초목이 우거진 숲을 피해 긴 풀과 관목이 자라는 습지에 서식했다.

19세기 후반, 쌀 수출을 위해 농경지를 대규모로 확장하면서 숀부르크사슴의 서식지였던 태국 중앙평야의 초원과 습지가 대부분 사라졌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에 사냥도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의약품으로 인기 있었던 숀부르크사슴의 뿔은 사냥꾼의 주요 표적이었다. 우기가 시작되고 홍수가 발생하면 높은 지대에 고립된 숀부르크사슴을 배를 타고 다니며 창으로 손쉽게 사냥할 수 있었다.

숀부르크사슴, 종이에 연필, 2014
숀부르크사슴, 종이에 연필, 2014
야생의 마지막 숀부르크사슴이 1932년에 사냥당했고 포획된 마지막 개체가 1938년에 죽었다. 크고 아름다운 뿔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멸종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숀부르크사슴은 세상에 없지만 뿔은 여전히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91년, 라오스에 있는 중의약품 상점에서 숀부르크사슴의 뿔이 발견되었다. 일부 학자는 숀부르크사슴이 어딘가에 살아 있을 거라 여기지만 아직 생존 흔적은 없다. 현재 단 하나의 표본이 파리 자연사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언젠가 숲에서 고라니 울음소리를 들었다. 어미가 새끼를 부르거나 동료에게 신호를 보내는 소리라고 했다. 귀여운 생김새와 달리 기괴하게 들렸지만 그들에게도 목소리가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말하지 않는 존재의 목소리와 삶은 쉽게 잊히고 짓밟힌다.

우리는 점점 자연과 소통하지 못하는 파괴적인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마지막 숀부르크사슴이 죽기 전에 보았던 사냥꾼이 바로 우리의 모습과 다름이 없다. 사슴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무슨 말을 듣게 될까. 조금만 더 귀를 기울이면, 마음 깊이 자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장노아 화가

Schomburgk’s Deer and International Commerce Centre

Schomburgk’s Deer Extinct in 1938

International Commerce Centre 484m, Hong Kong, China

Native to Thailand, Schomburgk’s deer had very big, beautiful antlers. In the latter part of the 19th century, much of the grasslands and swamp habitats of Schomburgk's deer in the central plain of Thailand were transformed into rice paddies. Widely sought after as an ingredient in Oriental medicine, the deer’santler was highly prized by hunters. Because of excessive hunting of the deer in the late 19th century and the early 20th century, Schomburgk’s deer completely died out in the wild. When the plains flooded during the rainy season, the deer became isolated on higher ground. Hunters took full advantage of this situation and were able to easily hunt the deer down with spears while boating around the flooded plains. The last Schomburgk's deer in the wild was shot to death in 1932, and the last captive individual died in 1938. There is only one mounted specimen, currently in the Museum national d’Histoire naturelle in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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