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애니멀피플 야생동물

당신의 반려동물이 상어를 먹는다?

등록 2019-12-16 14:53수정 2019-12-16 15:05

[애니멀피플]
애완동물 먹이와 화장품서 멸종위기 상어 유전자 검출
시속 68㎞로 헤엄치는 청상아리는 다랑어 어획을 위한 유자망에 많이 걸려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 됐다. 청상아리의 고기가 애완동물 먹이에서 광범하게 발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속 68㎞로 헤엄치는 청상아리는 다랑어 어획을 위한 유자망에 많이 걸려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 됐다. 청상아리의 고기가 애완동물 먹이에서 광범하게 발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상당수의 애완동물 먹이와 화장품에 멸종위기 상어 성분이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적으로 1억 마리의 상어한테서 연간 140만t의 지느러미를 잘라 샥스핀(상어 지느러미) 요리로 쓰고 있지만, 고기와 간유도 상어의 유력한 용도로 드러났다.

디에고 카르데뇨사 미국 스토니브루크대 박사과정생은 과학저널 ‘보전 유전학’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시판 중인 애완동물 먹이(캔, 사료, 간식) 12개 상표 87점과 화장품(보습크림, 오일, 립스틱, 분, 마스카라) 15개 상표 24점을 분석한 결과를 밝혔다.

가공식품에서 파괴된 미량의 연골어류 디엔에이를 검출할 수 있는 새로운 기법을 통해 연구자는 애완동물 먹이 29점(33%)과 화장품 3점(12.5%)에서 상어 디엔에이가 들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사 대상인 제품 어느 것도 상어가 포함된 연골어류 성분이 들어있다고 밝힌 것은 없었다.

화장품에서 성분이 검출된 청새리상어. 심해상어로 간유에서 추출한 스콸렌이 화장품 보습제로 쓰인다. 마크 콘린, NMFS,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화장품에서 성분이 검출된 청새리상어. 심해상어로 간유에서 추출한 스콸렌이 화장품 보습제로 쓰인다. 마크 콘린, NMFS,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동물 먹이에서 확인된 상어의 70%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청상아리였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헤엄치는 청상아리는 다랑어를 잡는 유자망 등에 의해 광범하게 부수 어획이 이뤄져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올해 멸종위기 등급을 ‘취약’에서 ‘위기’로 상향했고, 멸종위기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사이테스, CITES)도 올해 총회에서 부속서 2에 올려 국제거래 규제에 나선 종이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상어의 간에서 추출한 스콸렌 성분을 보습제로 쓴다. 화장품에서 검출된 상어 역시 청새리상어, 홍살귀상어, 남방상어 등 국제자연보전연맹이 ‘위기’ 또는 ‘위협 근접’으로 분류한 종이다.

스콸렌은 상어가 부력을 조절하는 데 쓰는 물질로 심해에 서식하는 종일수록 많다. 그러나 심해상어는 느리게 자라고 번식도 늦어 남획에 매우 취약하다. 스콸렌은 상어 간유뿐 아니라 아마랜트, 올리브 등 식물에서 추출할 수 있다.

샥스핀 요리를 위해 남획되는 홍살귀상어. 국제거래가 규제되는 종이지만 밀거래는 여전히 성행한다. 마크 콘린, NMFS,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샥스핀 요리를 위해 남획되는 홍살귀상어. 국제거래가 규제되는 종이지만 밀거래는 여전히 성행한다. 마크 콘린, NMFS,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이번에 화장품에서 검출된 홍살귀상어는 수프 지느러미용으로 남획돼 2014년 사이테스 규제대상에 추가된 종이다. 그러나 카르데뇨사 등 국제연구진이 2015년 홍콩 시장에서 거래된 9200점의 상어 지느러미를 유전자 분석한 결과 4번째로 가장 많이 거래된 종으로 나타나기도 했다(카르데뇨사 외 2018, ‘컨서베이션 레터’).

카르데뇨사는 “종이나 속 차원에서 규명을 못 했을 뿐 상어 디엔에이의 염기서열이 검출된 것은 애완동물 사료의 63%에 이른다”며 “이번 조사 결과보다 훨씬 많은 상어와 가오리 등 연골어류가 고기와 간유 소재로 쓰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멸종위기에 놓인 상어를 구하려면 제품에 상어 성분이 들어있는지 표기하도록 해 소비자가 대체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마다 1억 마리의 상어가 수프에 들어갈 지느러미를 위해 도살된다. 고기와 간유 수요도 여전하다. 압수된 상어 지느러미. 미 해양대기국(NOAA) 제공.
해마다 1억 마리의 상어가 수프에 들어갈 지느러미를 위해 도살된다. 고기와 간유 수요도 여전하다. 압수된 상어 지느러미. 미 해양대기국(NOAA) 제공.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Diego Carde?sa, Genetic identification of threatened shark species in pet food and beauty care products, Conservation Genetics

https://doi.org/10.1007/s10592-019-01221-0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애니멀피플] 핫클릭

추어탕 미꾸라지, 소금 뿌려 죽이지 말라…세계적 윤리학자의 당부 [영상] 1.

추어탕 미꾸라지, 소금 뿌려 죽이지 말라…세계적 윤리학자의 당부 [영상]

7개월 만에 40kg, ‘투르크 국견’ 알라바이 동물원행 2.

7개월 만에 40kg, ‘투르크 국견’ 알라바이 동물원행

풍산개는 버림받았다, 반환이든 파양이든 3.

풍산개는 버림받았다, 반환이든 파양이든

호수 물들인 단풍처럼…가을빛 원앙들의 ‘나는 솔로’ 4.

호수 물들인 단풍처럼…가을빛 원앙들의 ‘나는 솔로’

스톨 사육 아십니까 …국민 97.2% “공장식 축산 개선해야” 5.

스톨 사육 아십니까 …국민 97.2% “공장식 축산 개선해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