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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호랑이가 살 수 없는 세상이라면…

등록 2020-10-09 10:59수정 2020-10-19 10:27

[애니멀피플] 장노아의 사라지는 동물들
말레이호랑이와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76x57cm, 종이에 수채, 2014
말레이호랑이와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76x57cm, 종이에 수채, 2014

말레이호랑이: 멸종 위급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451.9m, 쿠알라룸푸르, 말레이시아

우리가 정말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그것이 오늘 나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 만을 생각해서는 안 되며, 그것이 내 아이들, 내 아이들의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엘리너 오스트롬

동남아시아 말레이시아에 서식하는 말레이호랑이는 원래 인도차이나호랑이로 분류되었으나 2004년, 유전자 분석 결과 상이성이 밝혀지면서 독립된 아종으로 인정되었다. 이름은 서식지인 말레이시아를 따랐고 학명은 호랑이 보호 운동가로 유명한 피터 잭슨의 이름을 따서 판테라 티그리스 잭소니(Panthera tigris jacksoni)로 명명되었다. 호랑이는 말레이시아 국장과 경찰 및 여러 조직의 문장에 들어가 있고 국가대표 축구팀의 별칭이자 말레이시아인들의 용기와 힘을 상징하는 국가적 동물이다.

1950년대 3000여 마리였던 야생 말레이호랑이는 현재 300여 마리 남아 있다. 1990년 초부터 밀렵으로 인해 멸종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을 정도로 호랑이의 고기와 뼈는 전통 의학 약재로 인기가 높다. 대규모로 형성된 불법 내수 시장에서는 모피부터 고기, 뼈까지 남김없이 거래된다. 강력한 국제적 조치와 군인을 포함한 여러 기관이 동원된 단속에도 불구하고 밀렵과 불법 거래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말레이호랑이, 종이에 연필, 2014
말레이호랑이, 종이에 연필, 2014

서식지인 산림은 대규모 농경지, 농장, 상업적 벌목 지역 등으로 전환되었고 먹이 고갈이 심각하다. 2008년에서 2020년까지 중앙 산림을 보존하고 관리해 개체 수를 1000마리로 늘린다는 목표로 추진된 말레이호랑이 보존계획은 성공하지 못했다. 오히려 최근 인기 수출 품목이 된 열대과일 두리안 재배를 위해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하에 자연림이 대규모 두리안 농장으로 바뀌고 있다.

호랑이와 서식지를 보호하는 것은 호랑이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의 보고에 따르면, 러시아의 아무르 호랑이 보존 지역은 연간 13만톤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이는 자동차 2만5000대 이상에 해당하는 배출량으로 기후변화 완화에 도움을 준다.

자연림은 깨끗한 물을 생성하고 강, 개울 및 저수지에 도달하는 퇴적물의 양을 줄이며 가뭄이나 폭우 시에 물의 흐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호랑이가 번성하는 숲에는 코뿔소나 오랑우탄과 같은 멸종 위기종뿐 아니라 수많은 동식물이 번성한다.

서식지 보호는 다양한 문화와 언어 보존에도 기여한다. 언어 학자들은 세계 언어의 50~90퍼센트가 금세기 말까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는데, 사라질 위기에 처한 언어의 약 25퍼센트가 호랑이와 이웃해 숲에 살고 있는 여러 토착민에 의해 사용된다. 서식지 보호는 토착민 생존과 전통 보존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호랑이의 멸종은 누구도 상상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말레이시아 깊은 숲 어디선가 벌어지는 막연한 일로 관심에서 멀어진 사이, 인기 있는 열대 과일 재배를 위해 얼마 남지 않은 호랑이가 서식지에서 쫓겨나고 있다. 오랜 세월 우리는 경제 발전을 위해 자연을 무시해왔다. 이제 더는 그럴 수 없다.

기후변화나 해양오염 등의 재앙이 현실로 다가와 인류의 삶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후손에게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과 풍요한 숲을 물려줘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호랑이가 살 수 없는 세상이라면, 우리 아이들도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장노아 화가

Malayan Tiger and Petronas Twin Towers

Malayan Tiger Critically Endangered
Petronas Twin Towers 451.9m, Kuala Lumpur, Malaysia

The population of the wild Malayan tiger in the southern and central parts of the Malay Peninsula is estimated at about 500 individuals. The tiger is a national animal of Malaysia and one of the elements of the national emblem and of the emblems of the national police and many other organizations in Malaysia. The National Soccer Team of Malaysia is popularly known as the Tigers, and the tiger is a Malaysian symbol of courage and strength. Sadly, there is a huge, thriving domestic black market for every part of the wild Malayan tiger–fur, meat, and bones.

The tiger skin is a status symbol, and the tiger meat and bones are highly sought after as a medicinal ingredient. As more and more of the tiger’s natural habitats are converted to farmland, the tiger is increasingly preying on domestic livestock. Whenever a tiger kills livestock, the local authorities or angry residents hunt it down and traffic its body parts. Poaching and trafficking in the tiger have long been done, and if these practices are not eradicated, the Malayan tiger will soon become extin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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