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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인간 만나고 60년…흑비둘기는 사라졌다

등록 2020-11-04 13:13수정 2020-11-04 13:57

[애니멀피플] 장노아의 사라지는 동물들
오가사와라 흑비둘기와 지펑 타워, 76x57cm, 종이에 수채, 2014
오가사와라 흑비둘기와 지펑 타워, 76x57cm, 종이에 수채, 2014

오가사와라 흑비둘기: 절멸 1889년
지펑 타워: 450m, 난징, 중국

나는 사람들이 즐거움을 상실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깊이 생각하지 않았지만, 스스로를 지켜낼 수 없는 작은 생명들이 은밀하고 냉혹하게 파괴되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나 고통스러워 눈물이 났습니다. -로자 룩셈부르크

일본 오가사와라 제도의 고유종인 오가사와라 흑비둘기는 1827년, 영국 군함 블라섬 호에 탑승했던 탐험가들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몸길이는 45cm 정도이고 전체적으로 검회색을 띠며 부분적으로 자주색, 청록색, 짙은 푸른색 등 다양한 색채를 띠었다. 먹이는 주로 나무 열매와 씨앗 등이었다.

도도처럼 인간에 대한 경계심이나 두려움이 없어 잡아도 가만히 있을 정도로 순했다. 개발을 위한 산림 벌채와 무분별한 사냥 때문에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고 탐험가들이 들여온 고양이와 쥐가 섬에 번성해 생존을 위협했다.

마지막 오가사와라 흑비둘기는 1889년 나코도 섬에서 목격되었다. 인간에게 발견된 지 불과 60여 년 만에 세상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생태 연구가 이루어지기 전에 멸종된 탓에 알려진 정보도 거의 없다. 표본은 런던, 상트페테르부르크, 프랑크푸르트 세 곳의 자연사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오가사와라 흑비둘기, 종이에 연필, 2014
오가사와라 흑비둘기, 종이에 연필, 2014

2017년 IUCN 적색 목록에 따르면, 전 세계 조류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1469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그중 222종은 심각한 멸종 위기종으로 곧 사라질 것이다. 도시화, 벌목, 사냥, 환경오염, 외래종 침입 등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가 주요한 멸종 위협이고 장기적으로는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가 가장 심각한 위협이다.

1996년의 한 언론 기사를 보면, 서울과 인근 도시에서 신고된 새의 빌딩충돌사(死)가 1995년 한 해 180건에서 1996년 10월 기준 197건으로 증가했다며 우려한다. 전문가는 고층건물에 새들의 접근을 막는 전자파 장치의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25년 전의 기사가 무색하게도 최근에는 연간 800만 마리, 매일 2만여 마리가 도심의 유리벽에 부딪혀 죽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에서는 매년 6억 마리가 고층건물에 충돌해 죽는다. 우리의 평범한 도시 생활이 새들에게는 거대한 죽음의 덫이라니, 믿기 힘들 정도로 놀랍고 슬픈 수치다.

끝이 보이지 않게 높은 초고층빌딩을 올려다보자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인간의 가치는 하늘 높이 오르는 능력에 있지 않다. 우리보다 연약한 존재를 배려하고 보살피며 가장 낮은 곳을 향해가는 사랑에 있다. 작디작은 새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된다면 우리도 진정으로 행복해질 것이다.

장노아 화가

Bonin Woodpigeon and Zifeng Tower

Bonin Woodpigeon: Extinct in 1889
Zifeng Tower: 450m, Nanjing, China

The Bonin wood pigeon indigenous to the Ogasawara Islands south of Japan was first discovered in 1827 during the exploratory voyage of HMS Blossom of the British Royal Navy. The pigeon had no fear or wariness of humans and was docile enough that it would keep still when caught. The Bonin wood pigeon population decreased rapidly as a result of deforestation for development and excessive hunting. Cats brought by voyageurs and large rats thrived on the island, which threatened the Bonin wood pigeons with extinction. The last sighting of the Bonin wood pigeon was in 1889 on Nakodo-jima, Japan. So docile and gentle, the pigeon became extinct only sixty years after it was discovered, and resides only as mounted specimens in three museums of natural history, in London, St. Petersburg, and Frankfu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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