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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어찌 배설물마저 빼앗으려 했을까

등록 2021-04-11 13:59수정 2021-04-12 09:40

[애니멀피플] 장노아의 사라지는 동물들
아프리카 펭귄과 칼튼 센터, 76X57cm, 종이에 수채, 2018
아프리카 펭귄과 칼튼 센터, 76X57cm, 종이에 수채, 2018

아프리카 펭귄: 멸종 위기
칼튼 센터: 223미터, 요하네스버그, 남아프리카 공화국

남아프리카 고유종인 아프리카 펭귄은 주로 나미비아와 남아프리카에 서식한다. 가봉과 모잠비크 북쪽에서도 발견된다. 몸길이는 평균 60~70cm, 체중은 2.2kg~3.5kg 정도다. 주식은 정어리, 멸치, 두족류 등으로 단독이나 쌍으로 또는 최대 150여 마리로 구성된 무리가 협력해 먹이를 찾는다.

과거에는 구아노(바다새의 배설물이 응고·퇴적된 것)나 모래를 파낸 굴에 둥지를 지었지만 최근에는 구아노 부족으로 인해 개방된 공간에 짓는 것이 일반적이다. 북서부 지역에서는 주로 11~1월 사이에 산란하고 남서부에서는 5~7월, 동쪽에서는 4~6월 사이에 산란한다. 4~6살에 첫 번식을 한다.

2010년, 국제자연보전연맹은 아프리카 펭귄을 멸종 위기 단계로 지정했다. 2015년 보고에 따르면, 성숙한 아프리카 펭귄의 개체 수는 약 4만1700마리로 2만850쌍을 이루고 있다. 나미비아의 개체 수는 1978년 1만2162쌍에서 2015년에 약 5800쌍으로 감소했다. 남아프리카는 1978~1979년 7만쌍에서 2015년에 1만9300쌍으로 줄었다. 개체 수 감소의 주요인은 서식지 오염, 먹이 종 분포의 변화, 상업 어업과의 경쟁 및 환경 변화로 인한 식량 부족 등이다.

아프리카 펭귄, 종이에 연필, 2018
아프리카 펭귄, 종이에 연필, 2018

20세기 초, 개체 수 감소의 주된 요인은 인간의 서식 환경 교란과 알 수집이었다. 당시 야생조류의 알을 채집하는 것은 아이들의 일상적 취미였지만, 대다수가 조류학 선구자이자 학자였던 수집가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1954년 시행된 조류보호법으로 야생조류의 알을 채집하는 것이 금지됐다.

상당한 규모로 벌어진 구아노 사업 역시 생태계 교란을 일으켰다. 현재 나미비아에서는 해양보호구역 규정에 따라 구아노 채취가 허용되지 않고 남아프리카에서도 중단됐다.

지속적인 기름 유출에 의한 해양 오염과 대규모 유출 사고는 장기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1990년 이후, 기름에 절은 새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성공적인 재활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1994년과 2000년 발생한 두 번의 기름 유출 사고로 3만 마리가 죽었다. 조사에 따르면, 기름에 노출된 아프리카 펭귄은 번식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9~2004년 사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로벤 섬에 서식하는 아프리카 펭귄의 번식 성공률은 다른 기간 평균 성공률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2016년과 2019년에는 알고아 만 해안에서 이루어지는 선박들의 벙커링 작업으로 인해 아프리카 펭귄 200마리와 바닷새 125마리가 기름에 젖었다. 알고아 만에 위치한 아프리카 펭귄의 서식지는 주요 석유 운송 경로에 가까워 위험성이 크다.

여러 위협에 놓인 아프리카 펭귄을 위해 적극적인 보호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나미비아 제도의 해양보호구역은 모든 펭귄과 주요 먹이 서식지를 보호한다. 재활 프로그램으로 기름을 씻어낸 새의 80% 이상이 성공적으로 야생으로 돌아간다. 최적화된 인공 둥지 설계 연구도 진행 중이다. 남아프리카는 아프리카 펭귄의 서식지 개선과 지속적인 개체 수 모니터링 및 질병 감시, 중요한 생존 자원 관리 등이 포함된 장기적인 생물다양성 관리계획을 시행한다.

새의 똥으로 형성된 구아노는 과거에 천연비료로 가치가 높았던 탓에 이권을 둘러싼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똥까지도 쓸모 있는 작은 새들에 비해 온갖 오염 물질과 쓰레기로 바다를 뒤덮는 우리 인간의 모습이 한없이 부끄럽다. 이제 구아노와 알을 빼앗기는 일은 없지만 심각한 해양 오염과 멸종 위험은 여전하다. 부디 아프리카 펭귄의 멸종사는 기록되지 않길 바란다.

*참고자료: 국제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장노아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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