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몽촌토성에서 1500여 년 전 제작된 나무쟁기가 온전한 형태로 처음 발굴됐다.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은 올해 4월 몽촌토성 발굴조사 중 집수지 안에서 삼국시대 고구려의 것으로 추정되는 목제 쟁기가 출토됐다며 그 모습을 공개했다. 쟁기는 1500년의 세월이 지났는데도 현재까지 쟁기 형태를 완전하게 갖춘 매우 드문 사례라는 게 박물관 쪽 설명이다. 지난 2020년에도 집수지에서 간단한 구조의 목제 쟁기가 출토된 적은 있으나 이번 것처럼 완전하진 않았다.
대개의 쟁기는 술과, 날부분, 손잡이 등 간단한 구조로 이뤄져 있으나 이번에 출토된 쟁기는 비녀와 분살(
사진 참조)이 더해진 독특한 형태를 띤다. 이는 중국이나 일본 등 동아시아 쟁기에선 볼 수 없는 한국만의 형태라고 박물관 쪽은 설명했다. 박물간 쪽은 삼국시대 목제 쟁기의 실물자료가 처음으로 확보됨에 따라 쇠로 만든 보습 위주의 연구에서 나아가 고대 농경사회를 유추할 수 있는 농업기술사 연구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성백제박물관은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2014년부터 몽촌토성 발굴을 하고 있다. 그 동안 삼국시대 대형 포장도로와 집수지와 집자리 등 중요 시설들이 확인됐다. 집수지는 고구려 점령 기간이던 469∼541년 사이에 축조하고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식물 유체와 나무 빗, 미화석(기생충알 등 작은 생물체의 흔적) 등이 출토됐고 지난해 4월엔 가장 오래된 고구려 목간이 발견됐다. 조영훈 백제학연구소장은 “집수지의 물이 1500년 동안 마르지 않아 물에 젖은 목제 쟁기가 공기와 직접 접촉하지 않으며 썩지 않고 보존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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