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이태원참사 국정조사위원회 의원들이 지난달 21일 서울경찰청 112상황실 열린 현장조사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112(경찰)와 119(소방) 신고번호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정부는 당분간 복수 번호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19일 설명자료를 내어 “국가 안전시스템 개편 논의과정에서 119와 112 신고 번호가 통합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 있으나, 통합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말에 발표하기로 한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에 119·112 번호 통합안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긴급신고 번호를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태원 참사 발생 전 112에 다중인파 사고를 우려하는 신고가 다수 접수됐음에도 경찰이 112 신고에 부실하게 대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번호가 나뉘어있으면 신고자가 상황을 판단해서 신고해야 하고, 각 기관이 개별적으로 응하기 때문에 종합적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4일 방문규 국무조정실장도 이태원 참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112·119 보고체계가 통합돼야 한다는 필요성에 누구나 공감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경찰과 소방의 역할이 분리된 상황에서 당장 신고 번호를 통합하기는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집중호우 등 재난 상황이 발생해 신고가 폭주하는 경우 범죄 신고를 접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2016년 21개였던 각종 신고번호는 범죄 분야 긴급 신고는 112, 재난 분야 긴급 신고는 119로 통합하고, 긴급하지 않은 민원이나 상담 전화는 110으로 통일했다.
손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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