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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휴일 내내 ‘산불’ 재난문자 행렬…홍성·대전 야산 등 밤샘 진화

등록 2023-04-02 19:47수정 2023-04-03 18:19

‘산불 3단계’ 발령 충남 홍성군 등 강풍에 진화 난항
일부 학교 휴업도 결정…주민 대피 등 곳곳 어려움
2일 오전 11시53분께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인왕산 8분 능선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2일 오전 11시53분께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인왕산 8분 능선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전국적으로 건조특보가 내려진 2일, 서울 인왕산, 충남 홍성군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나 주택이 불에 타고, 주민과 등산객이 대피했다.

산림당국은 2일 오전 11시께 홍성군 서부면 산에서 불이 나 낮 1시20분 산불 3단계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소방헬기 17대가 일몰 뒤 철수한 후 진화장비 117대, 공중진화대·산불재난특수진화대 등 2559명을 투입해 불길을 잡고 있으나, 건조한 날씨에 순간풍속이 초속 11m에 이르는 강풍이 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산불로 밤 9시 기준 집 30채와 축사, 문화재 등 62개소가 불타고, 중리 등 산불 인근 지역 주민 230여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현재 화선은 약 17㎞, 산불 피해 면적은 713㏊로 추정된다”고 했다. 충남교육청은 산불 지역에 있는 홍성군 서부면의 서부초등학교, 신당초등학교, 서부중학교에 대해 3일 하루 휴업을 결정했다.

이날 오전 11시53분 인왕산 부암동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은 기차바위 쪽 능선까지 번지다 오후 5시8분께 큰 불길이 잡혔다. 소방당국은 진화에 소방헬기 15대, 장비 101대, 진화대 2274명 등을 투입했다. 피해 면적은 약 15㏊로 추정된다. 이날은 만개한 꽃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주말로 알려지면서 서울에서 꽃구경을 하려는 등산객들로 산 곳곳이 붐볐다. 인왕산 건너편 안산에서 불길을 목격한 윤아무개(31)씨는 “인왕산 뒤쪽으로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몇십초도 안 되는 사이에 연기가 짙은 검은색으로 바뀌고, 5분 만에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빨간 불씨가 인왕산 앞으로 넘어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인왕산 산불 연기가 인근 주택가로 확산되면서 주민들이 인왕중학교와 주민센터 등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서울 서대문구 개미마을 주민 김계년(68)씨는 “집에서 티브이(TV) 보다가 갑자기 ‘대피하라’는 소리를 듣고 급히 가족들과 함께 나왔다. 내일 손주 학교 보내야 해서 급히 책가방만 싸서 나왔다”고 말했다. 주민센터로 대피한 김옥란(60)씨도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을 열었는데 종이 타는 냄새가 났다. 대피문자를 받고 늦잠 자던 아들을 급히 깨워 나왔다”고 전했다. 한때 개미마을 주민 120가구가 대피했으나, 큰불이 잡히고 모두 귀가했다.

산불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대전 서구 산직동 산에는 산불 3단계가, 충북 옥천군, 충남 보령시와 서산시 등 충청 지역과 전북 고창군에는 소방 1~2단계가 발령됐다. 대전 산직동 산불로 인근 요양병원 등에서 598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전남 장성군 대나무밭에 불이 나고, 인천 강화군 마니산, 경기 남양주시·양평군·화성시, 전북 남원시, 경북 군위군, 강원 원주시·철원군 등에서도 산불이 이어졌다.

2일 산불 3단계가 내려진 충남 홍성 산불 현장에서 헬기가 진화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2일 산불 3단계가 내려진 충남 홍성 산불 현장에서 헬기가 진화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이날 인왕산, 홍성 등에서 난 산불에 윤석열 대통령은 “산림청과 소방청을 중심으로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산불 진화 및 예방에 총력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를 방문해 산불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소방청은 전국 동시다발 산불에 이날 오후 1시20분 긴급중앙통제단을 가동하고, 오후 2시12분 직원을 비상소집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도 모든 가용 자원의 출동 태세를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이유로 건조한 날씨와 강풍을 꼽았다.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연구과 연구사는 “날씨가 고온 건조해지면서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조건으로 변한 것”이라며 “여기에 간헐적으로 부는 강풍에 의해 산불이 확산했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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