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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구의정수장에 야구장 건설’ 반발 확산

등록 2007-08-02 21:33

구의정수장
구의정수장
서울시, 동대문야구장 대체 간이구장 ‘강행’에
시민단체 “문화유산 보존가치…물 안정성 위협“

서울시가 동대문야구장을 철거하면서 광진구 구의동 구의정수장에 간이야구장 건설을 강행해 시민단체와 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시는 지난 3월 동대문야구장을 철거하는 대신 구로구 고척동에 대체 야구장을 짓고, 구의정수장 등 4곳에 간이야구장을 짓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한국야구위원회와 체결했다. 이어 시는 지난달 4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구의정수장 터 4만8717㎡를 도시계획시설에서 해제하고 이 가운데 3만9289㎡를 체육시설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시의 이런 계획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근대문화유산으로서 구의정수장의 보존가치다. 구의정수장은 모두 4개의 공장으로 이뤄져 있는데, 야구장이 들어설 제1공장은 일제시대인 1936년에 지어졌다. 국내 최초의 정수장은 1908년 준공된 왕십리 뚝섬정수장이지만, 2003년 운영이 중단된 이 정수장은 송수본부실 건물과 정수지, 여과지 등 일부 시설만 보존됐다. 1910년에 지어진 노량진정수장도 지난 1998년 폐쇄되면서 시설이 남아있지 않다. 애초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는 정수장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 구의정수장 제1공장이다. 1959년에는 제1공장 옆에 제2공장이 들어섰고, 1976년과 1984년에 제3·4공장이 잇따라 지어졌다. 최승일 고려대 교수(환경시스템공학과)는 “구의정수장은 우리나라의 근대적 환경설비 시설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수도기술과 시설의 변천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구의정수장은 일제강점기 공장 건물 등 근대 환경산업시설의 원형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어 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문화재청도 최근 구의정수장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인 뒤 서울시와 보존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다.

수도 전문가들은 또 야구장 건설이 물의 안전성을 위협한다고 지적한다. 구의정수장의 4개 공장 가운데 1·2공장은 2002년에 가동이 중단됐지만, 나머지 2개 공장은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구의정수장 3·4공장은 매일 50여만t의 물을 광진구와 노원구 64만여세대에 공급하고 있다. 상수원 정화의 마지막 단계인 정수장은 가정에 보내는 수돗물을 임시로 저장하는 곳이기 때문에 유해물질 등이 유입되지 않도록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야 한다. 윤주환 한국물환경학회 회장은 “물의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수장이 일반인들에게 안 보이도록 건설·운영해야한다”며 “가동중인 정수장 바로 옆에 수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체육시설을 짓는 계획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환경연합, 문화연대, 대한상하수도학회, 한국물환경학회 등은 이달 말께 구의정수장 보존과 관련한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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