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방북 결과를 설명하려고 찾아온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정세균, 강기갑 만나 민노당과 공조 다지고
진보성향 그룹 모임결성 ‘야성 회복’ 행보도
진보성향 그룹 모임결성 ‘야성 회복’ 행보도
민주당 지도부가 ‘선명 행보’ 쪽으로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진보적 성향을 띤 의원들 일부는 25일 새로 의견그룹을 꾸려 당을 견인하는 데 앞장서기로 했다. 고질이 되어가는 무기력증을 털어내고 민주당의 새로운 진로를 개척하려는 움직임이 위아래에서 하나둘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와 따로 만나 적극 공조를 다짐했다. 강 대표가 방북 결과를 설명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자리에서 정 대표는 “좌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야당들이 필요하면 싸우기도 해서 (대북정책 기조의 변화를) 성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과의 공조를 한 차원 격상시키겠다는 의미이다.
정 대표는 이어 한국노총을 찾아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7·6전당대회 이후 정 대표가 한국노총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민주당의 역할을 기대하고 뜻을 같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환영의 말을 건넸다. 정 대표와 동행한 송영길 최고위원은 “비정규직 문제 해법 등 상당히 많은 현안들에서 의견 일치를 보고, 보조를 맞춰 나가기로 했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송 최고위원은 또 “나부터라도 노동운동을 했던 과거의 초심으로 돌아가 현장과 바닥을 누비는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개인적 결의를 다졌다. 민주당은 오는 28일에는 양대 노총의 하나인 민주노총과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정부·여당의 막무가내 공세를 막아내는 힘은 역시 국민과 함께할 때 얻어지는 것 아니겠느냐”며 민주당의 연대 활동 강화를 예고했다.
25일 저녁엔 의견그룹 하나가 새로 만들어졌다. 장세환, 최문순, 문학진, 강창일, 안규백, 이종걸, 김재윤, 주승용, 이춘석 의원 등 9명은 여의도 한 음식점에 모여 새 모임을 꾸렸다. 구성은 초선 5명, 재선 3명, 3선 이상 1명인데 당내 이념 지형으로 보면 진보개혁 성향이 뚜렷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지난주 우연한 기회에 7명이 모여 ‘당이 이렇게 어려운데, 우리라도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겠느냐’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한다. 이 모임의 연락 간사를 맡고 있는 장세환 의원은 “당이 바로 갈 수 있도록 지도부에 의견을 밝히는 그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8대 국회 들어 민주당 내 의견그룹으로는 ‘개혁과 미래’(개미) 모임이 만들어져, 촛불집회 국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개원 이후 다수 구성원들이 주요 당직을 맡게 돼 현재는 사실상 ‘개점 휴업’인 상태다. 새 의견그룹은 이 개미 모임 이후 처음 있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또 다음달 2일에는 민주당 내 ‘진보 그룹’을 망라할 ‘민주연대’가 정식 발족해, 민주당의 야성 회복에 앞장설 예정이다.
강희철 송호진 기자 hckang@hani.co.kr
강희철 송호진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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