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 ‘4대강’·‘부자감세’ 에둘러 비판
“중앙정부가 감세정책을 못 쓰게 하겠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안 지사는 29일 오후 충남 연기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군민과의 대화’에서 “중앙정부가 감세정책을 쓰려고 하면, 언제든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리 알뜰히 행정을 꾸려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고, 특히 부모님 세대를 잘 모시려면 국가에 돈이 필요하다”며 “국가 재원 확보가 대단히 절실한데, 중앙정부에서 세금을 깎거나 지방재정을 위태롭게 하는 큰 사업을 벌이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안 지사가 언급한 ‘큰 사업’은 4대강 사업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이런 점에서 도민들과 어르신들을 머리에 두고 정말로 한치의 양보도 없이 배짱 있게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의 발언이 이어지자, 자리에 모인 군민 300여명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도지사 취임 뒤 첫 시·군 방문지로 연기군을 찾은 안 지사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를 향해 실질적인 사업 진행을 촉구했다. 그는 오전 연기군청 공무원과의 대화에서 “이제 세종시 건설은 흔들릴 수 없는 사실이자 국책사업이고, 법률이 명령하는 것”이라며 “세종시의 일부 단점을 핑계로 사업의 뿌리를 흔드는 일이 더는 용납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종시를 명품 도시로 완성시켜야 할 책임이 중앙정부에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 안 지사는 연기군청을 방문해 유한식 군수와 지역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또 도내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인 조치원읍 두레마을을 찾아, 사회적 기업 육성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연기군 방문을 시작으로 안 지사는 9월10일 보령시까지 16개 시·군을 차례로 찾을 예정이다.
연기/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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