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리 갯벌의 흰발농게(위)와 비내늪 전경(아래) 사진 최종관씨,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공
흰발농게 ‘태안 갯벌’·단양쑥부쟁이 ‘충주 비내늪’
내셔널트러스트 시민 공모전…“생태계 보전 시급”
내셔널트러스트 시민 공모전…“생태계 보전 시급”
충남의 갯벌과 충북의 강변습지가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서 해마다 선정하는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 목록에 오르게 됐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지난달 27일 ‘2010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보전 대상지 시민 공모전’의 최종 선정지로 충남 태안군 근흥면 안기리의 갯벌과 충북 충주시 앙성면 조천리의 비내늪을 결정해 누리집(www.nationaltrust.or.kr)에 공개했다. 이곳들 외에도 △여주 부라우 나루터, 아홉사리 과거길 △대구 망월지 △전북 용동 당하제 습지가 선정됐다.
응모작 설명을 보면, 태안 안기리 갯벌은 멸종 위기에 놓인 흰발농게가 5㎞에 걸쳐 띠를 이뤄 집단으로 서식하는 곳이다. 흰발농게는 농게보다 크기가 작고 집게발이 흰색인 게 특징이며, 과거 서·남해안 지역에 많았지만 최근 들어 방파제·해안도로 건설 등으로 서식처가 사라져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특히 안기리 갯벌은 어업활동이 중단된 곳으로, 인위적인 교란 요소만 차단되면 우리나라 유일의 흰발농게 서식처로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을 지녔다. 흰발농게는 환경부 멸종위기종에 지정조차 안 돼 있다.
응모작을 낸 최종관 국립공원관리공단 대외협력실장은 “흰발농게 포획과 생활쓰레기 투기 등으로 서식처 훼손이 일어나고 있다”며 “흰발농게와 갯벌 보전을 위한 조처가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충북 충주의 비내늪은 남한강에 있는 습지로 길이 1㎞, 너비 150m 규모에 갈대·부들 등 정수 작용이 강한 물풀이 빼곡하다. 갈대숲과 여울이 어우러져 천혜의 생태계를 이룬 곳이다.
특히 지역 환경단체에서 멸종위기 2급 야생동식물인 단양쑥부쟁이 군락지와 흰목물떼새의 서식을 확인해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4대강 사업(한강 7공구) 공사 탓에 강 상류 일부가 훼손돼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또 충주시에서 이곳을 철새도래지로 지정하고 비석까지 세웠지만 군부대가 이 일대를 훈련장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환경 파괴 우려가 매우 높은 곳이기도 하다. 충북도 4대강 검증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한강 비내늪 일대의 멸종위기 식물인 단양쑥부쟁이의 서식지 보존을 위해 하중도(물속섬)와 샛강을 설치하고 준설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대안을 내놓은 바 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가치가 높은 자연·문화유산을 시민 소유로 관리·보전하는 운동을 펴는 비영리 민간단체다. 시민 공모전은 올해가 8회째로, 국토해양부·환경부 장관상 등 자세한 시상 내역은 오는 8일 공개된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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