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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피카소의 꿈, 꼭 큰돈 들여야 하나요

등록 2010-12-02 09:55

대전 대학생들 ‘만원으로 미술하기’
증명사진, 팔찌, 치약, 책, 담배 한 개비, 볼펜, 휴지, 커피, 일회용 밴드….

이단비(목원대 서양화과 3년)씨는 정성스레 물품들을 전시실 바닥에 늘어놓았다. 지난 일주일 동안 친구는 물론 처음 만나는 시민 100명한테서 100원짜리 동전과 맞바꾼 것들이다. 모두 100개로 이뤄진 이씨의 작품 이름은 ‘만원 프로젝트’.(사진) “사람들이 100원의 가치와 물물교환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1일 대전 중구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에서 <만원으로 미술하기> 전시회가 열렸다. 한남대·목원대·공주대의 미술 관련 학과 학부생·대학원생 39명이 내년 2월20일까지 4꼭지로 나눠 개성 넘치는 작품을 시민들에게 내보이는 자리다. 조건은 단 하나, 만원 한도에서 작품을 만드는 것뿐이다.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첫 꼭지의 주제는 ‘하우 머치’(How much)다.

고주영(한남대 회화과 3년)씨는 ‘추억의 공간’이라는 제목 아래 벽면과 소품을 이용한 작품을 선보였다. 제기차기, 땅따먹기, 딱지치기, 훌라후프 등을 관객들이 직접 해볼 수 있도록 했다. 고씨는 “창작센터를 찾는 시민들 가운데 어린아이를 데리고 오는 부모들이 많은 점에 착안했다”며 “부모들은 추억을 만나고, 아이들은 컴퓨터게임과는 다른 놀이를 배우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씨와 같은 학과의 이미애·박구근씨도 ‘대화와 소통’이라는 큰 주제에 맞춰, 의자에 앉아 명상을 하며 쉬는 공간(‘쉼’)을 꾸미고 메모지에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적어 전할 수 있는 꼭지(‘메신저’)를 함께 만들었다.

이성재(공주대 만화애니메이션학부 4년)씨는 노숙인을 소재로 적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여러 장면을 표현했다. 한 재활용센터를 찾아 헌옷을 무료로 얻은 덕에 재료비가 화선지와 붓, 낚싯줄 등으로 4000원가량만 들었다. 이씨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작품 제작뿐 아니라 기획에도 대학생 7명이 참여해 ‘예비 기획자’로서의 꿈을 키웠다. ‘만원으로 미술하기’ 아이디어를 직접 내고 전시를 기획·총괄한 이순구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시민들이 보기에 프로작가들이 아니어서 어설픈 면도 있을 것”이라며 “학생들이 떠올린 기발한 발상을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료 관람, 오전 10시~오후 6시. 문의 (042)255-4700.

글·사진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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