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재계약 통보 없어
설을 앞두고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일하는 시설관리 비정규 노동자들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키스티·KISTI)에서 시설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 13명은 지난해 10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연구노조에 가입했다. 해마다 거듭되는 재계약의 불안을 해소하려 노조를 결성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집단해고 위기다. 정민채(41) 분회장은 27일 “근로계약 기간이 오는 31일까지인데 새 용역업체에서는 기다리라는 말만 할 뿐 아직도 계약 관련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며 “통상 1주일 전 작성되는 근무편성표가 전달되지 않아 결국 해고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조합원은 평균 근속 기간이 5~6년이고 정 분회장을 포함해 10년 이상 일한 이들도 3명이나 된다. 또 용역업체가 2~3년마다 바뀌었지만 그동안 고용 승계가 이뤄져왔다. 정 분회장은 “노조 가입 뒤 결혼을 한 조합원이 3명이나 있어 실직을 더욱 걱정하고 있다”며 “한달 급여로 150만원가량을 받으며 열심히 일했는데 설날을 코앞에 두고 일자리를 잃게 될 것 같아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연구원 쪽은 “용역업체와 노동자들 사이의 근로계약 문제이기 때문에, 연구원이 개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새 용역업체인 ㄴ사 쪽은 “노조 가입이 채용 여부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회사에서 정한 기준에 적합한 사람을 채용해 2~3일 안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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